이라크, STX 플랜트 계약파기 가능성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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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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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부가 한국의 STX중공업이 수주한 3조원 규모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무사브 알-무다레스 이라크 전력부 대변인은 STX가 정해진 시한 내에 3자 보증인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

무다레스 대변인은 3자 보증인을 포함해 모든 서류를 계약일로부터 3개월 안에 제출해야 한다며 “국무회의를 통해 (STX와의) 계약 파기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STX중공업은 지난 5월 18일 이라크 총리 관저에서 누리 알-말리키 총리, 라드 샬랄 전력부 장관, 이찬우 STX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플랜트 건설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STX중공업은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는 바그다드, 바스라 등 이라크 전 지역에 2012년 6월까지 100MW 규모의 디젤발전플랜트 25기를 건설할 예정이었다.

STX와의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이라크 정부의 방침은 샬랄 전력부 장관 해임과 관련이 있다.

이라크 총리실 관계자는 캐나다와 독일 업체가 지난달 수주한 17억달러(약 1조8천억원) 규모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계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라드 샬랄 전력장관을 해임하고 계약을 취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캐나다 기업 CAPGENT와 독일 MBH 등 두 기업이 회사의 법적 지위, 기술능력, 재정상황 등과 관련해 조작된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 정파 간 주도권 싸움 때문에 전력장관이 해임됐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샬랄 장관은 아야드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정당연맹체 ‘이라키야’의 지지로 장관직에 오른 인물이다. 알라위 전 총리는 말리키 현 총리와는 정치적 라이벌 관계에 있다.

이런 정치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이라크 정부가 실제로 STX와의 계약을 파기하려 한다기 보다는 정적에 대한 압박 카드로 이번 사안을 다루려 하는 의도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쿠웨이트 정부는 한국 기업이 담당하고 있는 알-카비르 항만 건설 공사와 관련, 이라크 정부의 반대에 상관 없이 사업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칼레드 알-자랄라 쿠웨이트 외무차관은 이날 “우리는 위협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항만 건설공사를 지속할 것”이라며 “공사는 계획한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는 앞서 국경 지역인 쿠웨이트 북부 부비얀 섬의 무바라크 알-카비르 항만 건설 공사가 자국 해운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공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이라크 시아파 무장단체인 ‘케타에브 헤즈볼라’도 공사를 중단하라고 경고하고 공사 강행시 항만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201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카비르항 건설 공사는 총 공사비가 11억달러(약 1조2천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로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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