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그린스펀은 이날 NBC 대담 프로그램인 미트더프레스(Meet the Press)에 나와 "최근 경제지표에서 보듯 미국 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더블딥이 아니라 성장 둔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위기감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에 대한 것이지, 미국에 대한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미국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지만, 이탈리아가 위기에 처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잘 해나가고 있다"며 "위기가 재부상하고 있는 유럽은 미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 기업 절반이 그곳에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위기 신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탈리아는 경제 규모가 커 사실상 구제할 수 없기 때문에 유럽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주말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신용등급의 문제가 아니라 자부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언제든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채무든 상환할 수 있다"며 "미국이 디폴트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말했다.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는 이탈리아 국채와 달리 여전히 안전한 투자처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다만 S&P의 조치는 "미국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미국의 자존심을 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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