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도 아닌 '티파티'가 주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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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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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 미 신용등급 강등 비난 몰이

(워싱턴=송지영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워싱턴 정가가 '티파티(tea party)'를 희생양으로 삼는 분위기다.

지난 5일 밤 전격적인 신용등급 하락 직후, 민주당과 공화당은 서로 협상 과정에서의 잘못을 따지며 공격했지만, 이번 사태로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면서 자유롭게 서로를 비난 대상으로 삼지 못하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을 중심으로 티파티를 주적으로 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보수적인 공화당의 움직임 뒤에는 티파티 세력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접적으로 공화당을 비난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전략가이자 전 백악관 보좌관 데이비드 액셀로드는 "이번 사태는 본질적으로 티파티 하향 조정"이라고 CBS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에서 7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케리 상원 의원도 NBC에 출연해 "의심할 여지도 없이 이는 '티파티 다운그레이드(downgrade·등급 하향조정)'"라고 일침을 놨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하게 도움을 준 티파티가 비난받는 것을 공화당은 지켜보지만은 않았다. 린제이 그래함 상원의원은 "티파티 운동이 없었다면 수조 달러의 지출 삭감은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티파티는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으로 의회 안팎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 부채 상한 증액 협상에서 양당이 의견을 조율한 안에 대해 끝까지 타협을 거부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예로 티파티 리더인 짐 데민트 상원의원도 백악관 및 하원의 협상안을 끝까지 거부해 S&P가 비난한 정치권의 벼랑끝 대치를 연출한 장본인이 됐다.

민주당이 티파티를 지목한 데는 내년 선거에서 티파티의 영향력에 타격을 입히기 위함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상 최초로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한 사태에 대해 티파티, 궁극적으로는 공화당에 책임을 넘겨 대선에서 이기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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