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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두 수장, 외화유동성 문제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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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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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장단 맞춰야 할지 금융시장 혼란 가중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금융당국 두 수장이 은행들의 외화유동성을 비롯해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두고 시각 차를 드러내 주목된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8일 "은행 외화유동성은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개선됐다"며 "여러 면에서 점검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기관 외화유동성 특별점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확보를 주문한 것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미리 점검하고 준비하자는 차원이지, 문제가 있어서 그러는 게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5일 소집된 긴급간부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외화유동성 문제는 (잘못되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며 "은행들이 아무리 '우리는 괜찮다’고 해도 절대 믿지 마라. 내가 세 번이나 속았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 위원장은 간부회의에서 "물가가 올라도 당장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지만, 외화유동성 문제는 (잘못되면) 나라를 망하게 한다"며 실무진에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권 원장이 은행들의 외환유동성을 두고 극명한 시각차를 보이자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외화건전성을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에 권 원장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 쪽이어서 금융시장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두 수장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나 금융위기 재발가능성을 두고도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드러내 금융정책의 혼선을 우려케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비관론과 권 원장의 낙관론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권 원장은 "미국의 국가부채 문제와 신용등급 강등은 리먼 브러더스처럼 대형 금융기관이 쓰러졌을 때와는 달리 글로벌 신용경색 사태로 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대응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리먼 사태 때와 달리 우리나라의 실물경제 지표가 좋고 금융회사의 건전성과 수익성도 괜찮다"며 "우리나라가 위기에 빠질 이유가 없는 만큼 쓸데없이 불안감을 부추길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위원장은 금융위기 이후 근본적인 처방이 이뤄지지 못해 미국과 유럽 등의 재정문제가 언젠가는 다시 위기로 비화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론'을 펴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평소 우리나라가 벼랑 끝에 선 경제위기는 항상 외환 부문에서 비롯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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