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 위기의 축산업, 총체적으로 위기 심화

  • 소값 하락이 가장 큰 문제, 정부는 수입 확대로 물가 안정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우리나라 축산업이 총체적인 난국에 빠졌다.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치달았던 구제역 사태가 종료된 지 벌써 여러 달이 지났지만 그 후유증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정부는 근본적인 축산업 재건 대책을 세우기보다 육류 부족과 물가 폭등을 막기 위한 단기적인 수입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다.

◆ 하락을 거듭하는 소값

축산업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끝없이 떨어지고 있는 소값이다.

9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농수산물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한우(600㎏ 암소) 가격은 지난해 8월 501만2000원에서 8일 현재 387만8000원으로 22.6%나 폭락했다.

한우 갈비(1등급, 500g) 소매가격은 8일 기준으로 2만2077원으로 1년전 3만3224원보다 1만원 넘게 내렸다.

이에 대해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구제역 사태 당시 15만 마리가 넘는 소를 매몰했지만, 전체 사육 두수가 너무 많고 구제역 사태로 소비자들이 쇠고기 소비를 기피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기준 현재 우리나라 한·육우 사육마리수는 305만3000마리로 전분기보다 17만2000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만4000마리 증가했다.

정부는 단기적으론 한우고기 할인판매 같은 소비확대 대책을 시행하고, 장기적으로는 한우사육 두수 자체를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한우 암소로서 능력이 떨어지거나 80개월령 노산우 등을 대상으로 지난 6월부터 자연도태를 추진하고 있다.

◆ 근시안적 수입 확대

정부의 근시안적인 수입 확대가 축산업의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소값이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구제역 살처분에 따른 육류 공급 부족 대비와 물가 안정 등을 이유로 각종 육류 수입을 늘렸다.

이에 따라 올 1월부터 6월까지 쇠고기 수입량은 15만379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만4940t보다 4만t 가까이 확대됐다.

삼겹살 수입량도 정부의 수입 냉장삼겹살 인센티브 지급 구매 등에 힘입어 올해 7월까지 8만6366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만1827t보다 1만4000t 넘게 늘었다.

이병모 대한양돈협회장은 “사상최악의 구제역이 발생한 지 7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살처분 보상금마저 받지 못해 폐업의 위기에 몰려있는 양돈업의 현실을 무시하고, 수입육으로 물가를 잡겠다는 근시안적인 발상에 분노를 주체할 수 없다”며 “정부는 한시라도 빨리 구제역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무너져 가는 국내 축산업을 지키기 위한 재건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삼겹살 가격 안정을 위한 최선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축산업 재건을 위한 대책은 세워야겠지만 당장의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과 aT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기준 우리나라 돼지 사육마리수는 733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만8000마리 줄었고, 삼겹살(중품, 500g) 소매가격은 8일 현재 1만854원으로 1년전의 8905원보다 2000원 정도 올랐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