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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천의 재계 엿보기> LG家 형제, 역학구도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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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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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LG家 3세 경영자들의 역학 구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그룹은 현재 구본무 회장을 중심으로 둘째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이자 구본준 부회장의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구본능 회장은 그동안 외부에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은둔 경영자' 가운데 한명이었다. 외부 활동이라고 해봤자 마음에 맞는 젊은 벤처기업인들과 '맛 집'을 찾아 다니며, 담소를 나누는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구본능 회장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직을 맡는 등 외부 출입이 잦아졌다.

구본능 회장은 조만간 희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희성전자도 상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철저하게 비상장으로 운영하던 기업들을 속속 공개하겠다는 의지다. 이는 지금까지는 내실을 키우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외부활동을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일찌감치 그룹 경영에 참여한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구본능 회장은 친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차장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양자로 입적시켰다. 장자 승계가 원칙이지만 구본무 회장은 아들이 없기 때문이다.

요즘 재계 일각에서는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차기 'LG그룹의 핵심'이라는 설(說)이 자주 들린다. 물론 구광모 차장을 양자로 보낼 때부터 나온 말이어서 흘려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분 보유 현황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말도 아니다.

구본능 회장 일가는 현재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의 지분을 9.76%(구광모 차장 지분 포함)나 보유하고 있다. 형인 구본무 회장家 다음으로 많다. 일찍부터 그룹 경영에 참여해 온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일가(8.34%)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구본능 회장은 지주회사인 (주)LG 지분 외에도 희성그룹 9개 계열사의 확고한 대주주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희성전자 지분은 42.1%, 희성금속은 28%, 희성화학은 23.4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들도 "LG그룹의 차기 경영은 구본능 회장의 입김이 많이 작용할 것"이라며 "그동안 그룹 경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포지션이 앞으로 애매모호 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그룹 오너 일가들은 여전히 재계의 모범답안으로 통한다. 부친인 구자경 명예회장에 대한 효심이 지극하고, 특별히 욕심 많은 형제들도 없다. 하지만 아들을 그룹 후계자 위치로 양자 보내고, 본인 역시 외부 활동을 하기 시작한 구본능 회장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입지는 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게 재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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