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코스피가 닷새 만에 15% 이상 빠질 경우 한 달 후에는 16% 넘게 반등했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지수가 연일 하락하고 있는 지금도 이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공포심리에 휩쓸려 투매에 나서기보다는 불안감 진정 이후 반등을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조언됐다.
◆2005년 이후 급락→반등 9번
삼성증권은 9일 옛 급락 상황을 보면 일정 기간 이후 낙폭 이상으로 되올랐던 만큼 이를 현재 투자 결정에도 감안할 것을 주문했다.
코스피는 전일까지 5거래일 동안 14% 가까이 내렸다. 이를 합쳐 1995년 이후 5일 만에 12% 이상 하락한 것은 모두 9차례다.
평균 하락률은 15.1%로 이후 10일 만에 10.1%, 30일 뒤에는 16.6% 반등했다.
삼성증권은 추세 전환 여부와 관계 없이 공포심리가 상쇄되는 시점에 주가도 급등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5일간 낙폭이 가장 컸던 시기는 리먼 사태가 있었던 2008년 10월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시 금융기관 연쇄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스피는 5일 만에 21.6% 하락했다"며 "이후 10일 만에 21.8% 반등한 뒤 30일 후에도 16.8% 수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도 마찬가지다. 5일 만에 16.0% 하락한 뒤 10일 동안 29.8%, 30일 후에는 54.4% 올랐다.
1998년 부실 금융기관 구조조정 당시에도 15.0% 빠졌다가 30일 만에 26.6% 되올랐다. 대우채 사태로 펀드 대란이 있었던 1999년에는 12.7% 하락한 뒤 30일 동안 13.3% 반등했다.
예외는 한 차례 있었다. 현대그룹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2000년 9월에는 14.6% 떨어진 뒤 10일 후 2.0% 반등하는 데 머물렀다. 이후에도 추가로 10% 이상 하락했다.
◆그래도 바닥은 있다
증권가는 이처럼 번번이 단기 바닥을 친 뒤 되오르는 상황이 되풀이돼 온 만큼 비이성적인 투매를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박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막다른 곳에 몰릴수록 글로벌 정책 공조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며 "공포심 때문에 추격 매도에 동참하기보다는 주요국 대책 발표와 이에 따른 투자심리 안정을 기대하는 편이 지금 시점에서 보다 나은 대응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지에 주목하면서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단기매매에 나서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요 7개국(G7) 공조가 가시화되면서 일본은 미국 국채 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국가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재확하면서 자본시장 경색 우려를 크게 줄였다"며 "중국도 인플레 우려를 낮추면서 미 국채에 신뢰를 표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