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신뢰의 틈'이라는 제하의 9일자 사설에서 북미와 유럽 모두 잘못된 정책으로 위기를 불렀지만, 특히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역(유로존) 문제를 재앙으로 심화시켰다는데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우선 지금의 증시 폭락 배경은 지난 2007~2009년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규모의 채무 때문이라며 채무 위기를 겪는 나라 가운데 가장 위험한 국가로 이탈리아를 지목했다.
이탈리아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6% 선으로 유럽연합(EU) 기준 3%보다는 높지만, 재정위기를 겪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비교적 잘 관리된 편이었다.
이는 줄리오 트레몬티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신중하게 경제정책을 운용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주 GDP의 120%에 달하는 누적 채무가 부각되면서 이탈리아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급격히 무너져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6%를 웃돌았으며, 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가 무려 4%포인트에 육박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베를루스코니는 재정긴축 필요성을 역설하는 트레몬티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 경제개혁에 나서기는커녕 자기 소유 기업의 이익을 늘리는 데 내각을 동원하는 등 쓸데없이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앞서 지난 8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지만 그 효과는 시장에서 단기간에 그쳤다면서 "취약하고, 조롱거리가 된 정치 지도자가 이탈리아의 국부와 복지만 망친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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