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9일(현지시간) 70여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벌인 월례 설문조사 결과, 미 경제가 또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25%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주 전 같은 조사 때보다 5%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로이터는 지난 5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트리플A(AAA)' 등급을 박탈한 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하반기 미 경제에 대한 전망이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3분기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지난달(3.1%)보다 0.8%포인트 낮춰잡았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 조사에 참여한 41명 가운데 35명이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마크 밀러 로이드뱅킹그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증시 약세에 따른 '역(逆) 부의 효과(negative wealth effect)'와 침체된 고용시장은 하반기에도 미 경제의 신속한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역 부의 효과는 주가와 부동산 가격 등이 떨어져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실물경제가 더 침체되는 악순환을 뜻한다.
올해 미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 조사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제시한 2.9%보다 1%포인트 이상 낮았다.
경제 전망이 악화되면서 연준이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더 실렸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내년 안에 QE3에 나설 확률을 30%로 내다봤다. 두 달 전 같은 조사 때는 15%에 그쳤다. 특히 이 문항에 답한 40명 가운데 7명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50%가 넘는다고 점쳤다. 두 달 전 같은 전망을 낸 이는 46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물가는 상대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전망치는 3.0%로 7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 전망치는 지난달 조사 때보다 0.1%포인트 높아진 1.6%로 예상됐다.
로이터는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낮아지면서 연준이 제로(0) 금리 기조를 유지할 여력이 켜졌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최근 경기를 감안해 적어도 오는 2013년 중반까지는 기준금리를 지금의 0~0.25%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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