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에서 핀 오리온 담철곤 회장-이화경 사장 부부의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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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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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남편 담철곤 회장을 위해 법정 증인으로 나선 이화경 오리온 사장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러브스토리’에 세인의 관심이 모아진다.

이 사장은 지난 9일 중앙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담 회장의 선처를 호소했다. 증언을 통해 그는 대기업 총수 일가로는 밝히기 힘든 개인사와 결혼 과정 등을 상세히 털어놓는 등 남편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증인석에 오른 그는 "창업주인 고 이양구 동양그룹 회장이 제 선친이다. 딸만 둘인데 담철곤 회장이 화교 3세라는 이유로 집안에서 결혼을 많이 반대했다. 먼 미래에 중국 시장이 열리게 되면 이 사람의 가치가 발현될 거라고 부친을 설득했다. 1989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언니 부부와 함께 갑자기 회사를 맡게 됐다. 담 회장만 경영에 복귀된다면 내 모든 것을 걸고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증언과 관련해 네티즌들은 "부부 간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동안 그룹 총수 일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일반인들이 궁금하게 생각한 부분은 이들의 '러브스토리'이다.


◆첫 눈에 반해 결혼까지

담 회장은 대구에서 약재상을 운영하던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중학교 3학년이던 1970년에 서울에 있는 외국인 학교로 유학을 왔다. 이때 같은 반 친구인 이화경 사장을 처음으로 만났다. 처음 봤을 때부터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연애를 했다.

유일하게 떨어져 있던 시간은 담 회장이 미국 조지워싱턴대로 4년 간 유학을 간 시기였다. 하지만 이때도 두 사람은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수백 통의 편지를 주고받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비싼 국제전화를 하는 탓에 어른들로부터 꾸중도 많이 들었다. 때문에 이들 부부는 지금도 눈빛만 보면 서로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친구에서 연인, 다시 부부로 인연이 이어지기까지 두 사람은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오랜 만남을 지속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막상 결혼을 결심했을 때는 집안의 반대가 컸기 때문이다.

이때 이 사장은 부친인 고 이양구 창업주에게 "거대한 중국 시장이 열리면 담철곤 회장의 진정한 가치를 알 것이다"고 설득했다. 결국 이들은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80년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 이후 이들을 따라다닌 수식어는 '국내 재계에서 보기 드문 부부 CEO이자 잉꼬부부'였다. 지난해에는 결혼 30주년을 맞아 담 회장이 부인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도 모범적인 부부

이들은 그룹 경영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했다. 담 회장이 매우 실용적인 사고방식을 지향한 반면 이 사장은 다소 감성적인 면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사장은 평소 사석에서 "시간이 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 이제는 이 세상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시에 더없이 훌륭한 사업 파트너"라고 자주 언급했다.

경영을 핑계로 가정에 소홀하지도 않았다. 경영자·아내·엄마라는 '1인3역'을 소화하느라 늘 시간에 쫓겼지만 어느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 위해 업무 이외의 약속은 잡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들 부부를 두고 항상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가는 잉꼬부부"라고 평가했다.

지난 9일 증언을 마치고 내려 오던 이 사장은 "만 34세에 그룹 부회장이 된 남편은 '부인 하나 잘 만난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홀로 서기'를 통해 검증받아야 했다"며 "화교 출신에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혈연·학연·지연마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담 회장 구속으로 일본·중국·베트남·러시아 등 해외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업인은 기업의 성장을 통해 속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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