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어 중국도 신용위기?] 세수 급감하는데 한해 이자만 142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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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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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규모는 아직까지 정확히 파악된 바가 없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감사원에 해당하는 기구인 심계서(審計署)는 지방정부 채무규모를 10조7175억위안으로 보고했었다. 하지만 무디스는 이보다 3조5000억위안 가량이 많을 것으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14조700억위안으로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부채가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지방정부 부채는 지방정부가 상환의 책임을 져야하고, 고위공무원 평가에 반영될 수 있다. 때문에 지방의 공무원들은 내년 제18대전국대표대회를 전후로 벌어질 대규모 인사이동을 앞두고 지방부채를 축소보고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게다가 지방정부의 부채에는 지방정부가 직접 차입한 자금을 비롯해 지방 공기업의 부채를 포함한다. 이 밖에도 법인이 아닌 지방정부의 투자기구를 통한 차입도 존재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부채를 누락시킬 수 있는 구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해 이자만 142조원

성 시 등 지방정부는 독자적 채권발행이 금지돼왔기 때문에 대부분 은행을 통해 차입했다. 중국의 지방부채를 14조위안으로, 금리를 6%로 가정할때 연간 납부해야하는 이자는 8400억위안(한화 약 142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지방정부 세수의 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토지분양이 위축된 상황에 지방정부의 세수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점은 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만들게 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끌어온 부채는 대부분 사회간접시설과 부동산개발에 투입됐다. 차입과 투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소씨에떼 제네랄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이후 2010년까지 13년 동안 중국 GDP는 5배 성장했는데 지방정부 부채는 36배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건설시장에 단기 공급과잉현상이 빚어졌다. 게다가 부동산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고, 지속된 긴축정책으로 인해 이자부담이 급증했고 상환능력이 취약해진 상태다. 왕위(王宇) 중국 은행간교역상협회 정보연구부 연구원은 "지방정부들이 직면한 위험은 지방사업 자체의 위험과 지방재정감소로 인한 유동성 악화"라고 분석했다.

신용평가 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방정부의 부채 중 약 30%를 부실채권으로 추정했다. 중국삼성경제연구원도 지방정부들 채권의 54%가 만기 5년 이상이며 2011~2013년 만기상환이 집중된다면서 최근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앙정부의 통화긴축 등으로 지방정부들이 유동성 위험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얽히고 섥혀 연쇄도산 우려도

게다가 중국의 지방정부 부채는 지방의 공기업과 투자기구 간에 지분소유, 연대보증, 상호담보제공 등의 관계로 얽혀있어 한 곳이라도 디폴트가 발생하면 연쇄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윈난(雲南)성 최대의 투자기구인 윈난투자지주그룹은 윈난전력투자공사 지분의 53.24%를 보유하고 있으며, 쿤밍(昆明)도시건설투자개발유한공사. 윈난석탄화학공업그룹(雲南煤化工集團) 등에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윈난투자지주그룹은 윈난에너지투자그룹에 우량자산을 이전했고 이로 인해 7곳의 채무에 담보가치하락, 신용도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기업의 신용위기가 전체 성의 신용위기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중앙정부가 나서서 채무를 떠안아야 하며, 이는 중국 전체의 신용도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코트라 베이징사무소 박한진 부관장은 "불량채권의 양이 많기는 하지만 중국은 막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전체경제가 경착륙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부실화된 채권을 정부가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약화되고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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