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일당을 제때 받지 못한 농민공(農民工·이주노동자)들이 직접 구덩이를 파고 스스로를 ‘생매장’하며 임금 체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중국 다허바오(大河報)가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 난궈터우(南裹頭) 황허탄(黃河灘)구의 한 공사장에서는 10여명의 남성들이 임금 체불에 항의하기 위해 뜨거운 햇볕 아래 커다란 삽을 들고 가로 4m, 세로 1m, 높이 1m 가량의 커다란 구덩이를 팠다.
구덩이를 판 뒤에는 몇몇 사내가 손에 ‘내 피 같은 돈을 돌려달라(環我血汗錢)’라고 쓰여진 피켓을 들고 구덩이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동료들은 구덩이 위에 다시 흙을 뿌리면서 이들을 ‘생매장’ 했다.
이들 농민공을 대표한다는 황씨는 “1년 간 공사장에서 일했는데 아직 남은 돈 300만 위안(한화 약 5억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씨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정저우 화신(華信) 금융빌딩 공사 현장에서 일해왔으며, 지난 4월에는 빌딩 마무리 작업도 마쳤으나 아직까지 받아야 할 임금을 못 받은 상태다.
그는 “현재 공사 책임자와도 연락이 닿질 않아 직접 시공사를 찾아가 임금 체불에 항의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애초에 계약서와 날인 자체가 위조된 것이라며 자신들은 이번 계약과 무관하다는 말 뿐이었다”고 항의했다.
이에 따라 농민공들은 결국 ‘자발적인 생매장’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황씨는 털어놓았다.
현재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만류로 현재 ‘생매장 시위’는 중단한 상태다.
황씨는 “하루 빨리 공사 책임자와 연락이 닿아 이번 일을 원만히 해결하길 바란다”며 “경찰 측에서도 협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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