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동결될 경우 한은 목표치인 4% 대 물가상승률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월 초까지만해도 시장과 전문가들은 한은이 물가 인상을 염두해 둔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AA+로 강등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자 전망이 180도 달라진 것이다.
각종 경제지표도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모양새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8일 1.36%포인트로 지난달말보다 0.33%포인트 급등해 14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이후 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금융시장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인상을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 보고를 통해 “최근 급변하는 금융시장 상황, 대내적 상황을 고려해 금통위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금리동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연구소의 김완중 연구위원은 “대외불안 요소에 따라 당분간 기준금리는 동결 기조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대외불안 요소는 중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면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은 9월 이후 1번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은 한은의 기준금리 기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안 위원은 이번 대외불안으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낮아져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상승 압력에서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금리동결 결정에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연구위원은 올해 1번 정도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의 허인 팀장도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허 팀장은 특히 환율이 오른 상태에서 금리를 동결하면 물가 방어적인 기능이 많이 희석되지만 다른 상품의 국제가격이 폭락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허 팀장 역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앞서 물가 안정을 우선 과제로 꼽은 한은이 기준금리 정상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물가 수준이 심각한 상황에서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을 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대내적으로는 4% 물가상승률을 전망한 한은의 정책 목표가 선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미 신용등급 하락을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분석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10일 원 달러 환율이 8.10원 내린 1080.00원으로 마감하고 코스피도 0.27% 오른 1806.24로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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