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9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제로(0) 금리 기조를 적어도 오는 2013년 중반까지 그대로 유지한다는 원칙만 밝혔다. 그동안 '상당기간(for an extended period)'이라고 했던 것을 구체화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부양기조에 흔들림이 없음을 재확인한 것은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한편 추가 부양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연준이 2013년 중반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데는 내후년까지는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경제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며 "올 들어 지금까지 나타난 미 경제의 성장세는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더 둔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몇분기 동안 성장속도가 다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만큼 시장에서는 QE3나 단기 국채의 장기 전환, 초과지불준비금 금리 인하 등 연준이 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추가 부양조치에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성명에서 금유위기 이후 두 차례의 양적완화를 통해 매입한 채권의 만기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단기 국채의 만기를 장기로 돌리면 장기 부채에 대한 정부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달러화 가치도 끌어올릴 수 있다.
시장에서는 QE3나 초과지불준비금 금리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은행들이 연준에 준비고 이상으로 비축한 예금, 즉 초과지불준비금에 대한 금리를 0.25%포인트 정도 내리면 은행들의 대출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연준 안팎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어 연준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향후 물가상승 압력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데이비드 애더 CRT캐피털 투저전략가는 "연준은 일단 재무제표 확대나 보유 채권 만기 연장 가능성을 언급했다"며 "물가상승세가 완화되는 것만 확인되면 QE3 등도 가능한 옵션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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