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은 연금과 기금을 합한 말로, 연금을 지급하는 원천이 되는 기금을 뜻한다.
하지만 가입이 강제적이라는 점, 지급 조건과 수준이 법률로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사회보험의 성격을 띤다.
323조9907억원(지난해 말 기준, 시가)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자금 성격상 장기 투자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거액의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증권시장 기관투자가 중에 가장 큰 손으로 분류된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총 37개의 기금 가운데 성격상 '연금성'으로 분류되는 기금은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지난해 말 기준, 이하 매입가 8조1230억원), 국민연금기금(291조7250억원), 공무원연금기금(4조8573억원), 고용보험기금(5조7661억원),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기금(5조7393억원) 등 5개가 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은 지난해 10.3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양호한 성적을 냈다.
네덜란드의 공무원연금, 미국의 캘퍼스(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 일본 후생연금보험 등 세계적인 연금과 비교했을 때 수익률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비교적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국민연금이다. 이날 국민연금이 투자위원회를 열고 배정된 투자한도를 확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증시는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국민연금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주식 투자를 늘린 바 있다. 이듬해 주식부문에서만 45.4%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기금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해서 증가추세에 있다.
기금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4.4%에서 2009년 17.8%, 지난해 23.1%, 지난 2월 역시 23.1%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의 국내외 주식 투자액은 2009년 49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74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자산의 17.8%가량인 60조4365억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공무원연금기금의 채권운용 수익률은 7.40%, 주식운용 수익률은 13.50%에 달한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8조9400억원의 자산 중 1조6999억원(19%)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증시 참여 비중을 장기적으로 늘려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외에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는 것이다.
또 실탄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기금이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시장이 국내 우량주 지분을 받아낼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해마다 막대한 배당수익과 국내 기업의 실적 향상 수혜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뺏긴다는 점, 대기업 지분의 불안정성 등을 고려하면 우량주 지분 확대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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