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휘둘리는 이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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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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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이나 일본 증시보다 코스피는 최대 3배 더 떨어졌다.

정부가 재정·금융시장 건전성을 장담하면서 증시안정책을 잇따라 내놨으나 약발은 안 먹혔다.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30%를 넘어서면서 금융 부문 대외의존도를 지나치게 높인 탓이다. 수출 중심인 산업구조도 대외변수에 취약한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국제 공조로 해외 투기자금을 규제하는 동시에 국내 금융·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대외의존도를 떨어뜨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美국채 1%뿐인 韓증시 더 내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9일 6거래일 만에 17.08% 하락했다. 미 다우지수 하락률 7.36%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더 빠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에 비해서도 마찬가지다. 코스피 낙폭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57%)와 일본 니케이지수(-10.24%)에 비해 10.51%포인트 더 컸다.

중국은 미국이 발행한 국채 8조7000억달러어치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인 24%(1조1598억 달러)를 보유한 국가다. 일본도 미 국채 가운데 19%(9124억 달러)를 들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미 국채 가운데 1% 미만인 325억 달러어치를 가지고 있다.

미 신용등급 강등이 이번 세계 증시 급락 주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대외변수에 훨씬 취약한 점을 드러낸 것이다.

◆금융·산업 대외의존 줄여야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높은 대외의존도를 이유로 꼽았다. 제조업뿐 아니라 금융업 역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외의존도가 크게 높아졌다.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 비중은 2010년 51.6%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무역의존도도 97%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에서 지갑이 열리지 않으면 한국은 손가락을 빨아야 하는 구조다.

대미 수출 증가율은 2010년 32.3%를 기록했다가 올해 들어 10%선으로 하락했다. 7월에는 1.9%까지 줄어들었다.

일본 노무라증권이 한국 GDP 성장률을 우리 정부 예상치인 4.5%보다 1%포인트 낮은 3.5%로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시장 개방이 확대된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가 '외국인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점도 새삼 재확인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비중은 9일 현재 전체 시가총액 1016조7600억원 가운데 32.15%(326조8600억원)로 집계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대만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외국인 자금을 국적별로 보면 유럽계(30.7%)와 미국계(27.4%)가 전체에서 6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 공조를 통해 단기투기자금을 규제하는 동시에 금융회사 차원에서도 글로벌 역량을 확보해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GDP 대비 외환보유액도 한국은 아시아 평균 65% 대비 절반 수준인 36%에 불과하다"며 "비중을 늘려 금융시장 안정에 기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달부터 시행된 비예금 외화부채에 대한 세금을 현행 부채잔액 대비 0.02~0.2% 수준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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