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협상 결렬…"우유 대란 피할길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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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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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임재천 기자) 원유 가격 협상이 또 다시 결렬됨에 따라 유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비축 물량을 방출하고 가공우유 생산량을 줄이는 등 1∼2일 정도는 무난히 넘길 수 있지만 2일 이상 원유를 받지 못할 경우, 우유 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전날 밤샘 협상에 이어 10일 오후에 최종 협상을 했지만 양측의 이견이 너무 팽팽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아울러 전국의 낙농가들도 향후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낙농가는 이미 지난 10일 오전 4시부터 원유 공급을 중단했다. 때문에 최종협상이 결렬된 11일 새벽에도 원유공급이 중단되면 우려했던 '우유 대란'이 현실로 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전국의 농가들은 당장 11일부터 하루 평균 40억원 가량의 우유를 버려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료 가격 등 생산비 인상분에 대해 농가들이 떠 앉고 왔다"며 "현재 가격대로 납품 한다면 농가들은 6개월 만에 모두 도산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납유를 할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라서 차라리 버리는 게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최종협상이 결렬된 10일 새벽부터 원유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우유 대란'이 현실화되는 시점은 12일부터다.

특히 유업계는 편의점, 슈퍼마켓 등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흰우유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예고했다. 군(軍)부대 급식도 중단될 전망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보통 하루 반 정도 양의 원유를 비축해 두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생산 물량을 조절해 대처할 수 있지만 이를 넘길 경우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유업체인 서울우유는 매일 1600톤의 원유를 공급받아 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당장 11일부터 일반에 공급되는 우유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며 "11일 새벽에도 집유가 안되면 12일부터는 우유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루 600∼700톤을 집유하고 있는 매일유업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관계자 역시 "비축 물량으로 하루 정도는 어느 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이후에는 생산할 원유 자체가 없기 때문에 업체도 상당한 손실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올들어 구제역 파동을 겪은 데다 최근 한달간 폭염·장마 영향으로 원유 수급량이 15∼20% 부족한 상태여서 업체들이 비축분도 많이 보유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유업계는 원유 자체가 공급이 안되다 보니 흰 우유 뿐 아니라 분유나 치즈 등 유가공 제품들의 생산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낙농육우협회는 관계자는 협상결렬 직후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유업체들의 기존 관행에 비춰보면 국민들이 걱정하는 최악의 우유 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며 "유업체들이 낙농가를 개별적으로 접근하여 소폭의 가격 인상 조건을 제시하면서 농가의 이탈을 부채질하기 때문이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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