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증시 전망에 따라 투자전략은 정반대다. 반등을 노리고 국내 성장형 주식펀드 비중을 높이라는 조언과 당분간 변동성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펀드가 좋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는 이달 3~8일 4거래일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펀드로 7천780억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순유입 금액은 3일 1천400억원에서 8일 2천400억원으로 점차 증가했다. 주가가 연일 급락해 투자자들의 저가매수를 자극한 결과다. 어느 때보다 상품선택에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펀드를 분할매수하고, 해외 선진국펀드는 점차 비중을 줄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미국발 공포로 외국보다 큰 타격을 받은 국내 증시가 그만큼 더 탄력있게 반등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는 외풍(外風)에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15% 가량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5%)는 물론 대만 가권지수(-11%)와 일본 닛케이225지수(-8%)보다 훨씬 많이 떨어졌다.
국내 주식펀드도 해외 주식펀드에 비해 손실 규모가 컸다.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코스피가 급락한 2~9일 엿새 동안 국내 주식펀드는 수익률이 12.4%포인트나 추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의 일본펀드는 6.2%포인트, 중국본토펀드는 3.4%포인트 각각 수익률이 감소하는 데 그쳤다. 더블딥 우려의 진원지인 미국펀드 수익률도 8.8%포인트 줄어 국내 주식펀드보다 선방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외 여건이 개선되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 특히 대형 우량주의 하락폭이 컸기 때문에 성장형 펀드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에 국내 증시에서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일단 안정적인 상품을 권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경기둔화, 남유럽 재정위기, 신흥국 긴축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앞으로도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성장형 주식펀드 대신 엄브렐러펀드, 금융공학펀드, 주가연계펀드(ELF), 절대수익추구형펀드 등을 추천했다.
에프엔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절대수익추구형펀드 중 한 종류인 시장중립형펀드 14종(설정액 10억원 이상)은 9일 기준으로 최근 1주일 평균수익률이 -1.55%였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주식펀드가 평균 -13.90% 수익률을 거둔 데 비해 월등하다. 시장중립형펀드는 만기가 다른 선물가격이나 현·선물 가격차를 이용해 운용하는 상품으로 시장 방향성과 상관관계가 적은 편이다.
장 연구원은 “이 펀드들은 투자의 방향성을 잃었을 때 길을 안내해 줄 나침반과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종 투자판단은 결국 개인 몫이다. 각자 투자성향, 적립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적극투자형부터 위험회피형까지 상품이 다양하다. 공격적이면 성장형을, 수익률 7~8%에 만족하면 시장중립형을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펀드에 돈을 넣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이미 많은 돈을 적립한 투자자는 한번 환매했다가 다시 가입하는 등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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