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선 서울소년분류심사원장은 ‘소년 범죄자의 범죄 중단에 대한 종단적 연구’를 주제로 쓴 동국대 범죄학 박사학위 논문에서 1998년 소년분류심사원에 들어온 3천102명에 대해 12년 동안의 구속 기록을 조사한 결과 74.1%인 2천298명이 개인 범죄율 0.1 미만인 ‘범죄 중단자’라고 밝혔다.
이들이 최초 비행을 시작한 시기부터 범죄를 중단할 때까지 범죄를 지속한 기간은 최소 2년1개월에서 최대 5년1개월로, 청소년기나 20대 초반에 범죄를 중단해 ‘청소년기 한정형 범죄자’로 분류됐다.
개인 범죄율이 0.5 이상인 범죄 지속자는 모두 207명(6.7%)으로, 이 중 5번 이상 구속된 사람은 166명(5.4%)이었다. 이들은 12년 동안 매년 0.5건 이상의 범죄를 저질러 ‘평생 지속형 범죄자’에 속했다.
한 원장은 “평생 지속형 범죄자 207명의 구속 건수는 1천90건으로, 전체 구속 건수의 35.6%를 차지한다”며 “이들에 대해서는 일반 범죄와 다른 형사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년 범죄자가 범죄를 중단하는 데는 ‘친구관계의 안정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구 관계 안정성이 1단위 증가하면 범죄를 중단할 가능성이 41.6% 증가했으며 부모 애착이나 배우자 애착, 직장의 안정성 등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원장은 “친구 관계가 동네 친구에서 직장 친구로 더 안정적인 관계로 변화하거나 친구와 만나는 시간이 일주일 동안 20시간 미만에서 10시간 미만 등으로 변화하면 범죄 중단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 원장은 “지금까지 범죄 예측 연구는 ‘재범 위험성 예측표’ 개발이 주를 이뤘는데 과거 비행력은 범죄 중단 여부를 판단하는 예측력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74.1%의 청소년기 한정형 범죄자를 밝혀내기 위한 ‘범죄 중단자 예측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평생 지속형 범죄자가 아님에도 그렇게 진단하는 것은 대상자에게 회복이 곤란할 정도로 막중한 폐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74%를 찾는 것이 그런 오류를 줄이고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6.7%의 평생 지속형 범죄자에 대해서는 5진 아웃제를 도입해 보다 장기간 구금하는 ‘선택적 무능화 정책’을 적용하고 19.2%의 잠정적 범죄 지속자에 대한 적극적 교정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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