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읽는 중국경제> 중국, ‘공중증발’하는 기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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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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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십자회 등 자선단체 기금 불투명 운영 도마 위에 올라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명품녀 사건’으로 중국 홍십자회(紅十字會·우리나라 적십자사 해당)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궈메이메이(郭美美)라는 20세 여성이 자신의 미니블로그에 자신이 보유한 최고급 승용차, 명품 핸드백, 호화 별장 등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자신이 홍십자회 상업총경리라고 밝혀 홍십자사의 부패가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죠.

이어서 홍십자회가 1인당 1만 위안짜리 ‘황제식사’를 한 영수증, 홍십자회가 헌혈받은 피를 환자들에게 돈을 받고 파는 이른바 ‘피 장사’를 한 의혹 등 각종 비리 혐의가 포착됐지요.

사람들 마다 '기부금을 운영하는 홍십자회에서 어떻게 이런 부패를 저지를 수 있냐'고 흥분하고 나서면서 사건의 불똥은 중국 전체 기부금 단체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오늘은 바로 중국에서 ‘공중증발’하고 있는 기부금 운영행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중국 내 기부금의 불투명한 운용 문제는 예전부터 논란거리였습니다.

현재 중국 내 대다수 기부는 홍십자회나‘OO 기금회’로 일컬어지는 정부 조직단체를 통해 이뤄집니다. 비정부조직(NGO)이나 개인 자선단체는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모금활동을 할 수 없는 등 정부 규제가 심하죠. 하지만 정부 조직 자선단체 대부분의 기부금 운영이 불투명하고 기부금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최근 민정부 산하 중국 자선기부 정보센터에서 발표한 ‘2010년 전국 자선조식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기부단체의 약 75%가 기부금 운영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자선왕 천광뱌오(陳光標) 같은 사람은 기부금 운영의 투명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기부금 사용내역을 일일이 점검하거나 아예 직접 재해현장을 찾아 이재민에게 현금을 나눠주기도 하죠.

중국 내 불투명한 기부금 운영은 중국 기부문화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덩궈성(鄧國盛) 칭화대 교수는 “중국적십자사를 비롯한 많은 정부 관련 자선기구들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불신이 가득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9년 한해 중국 내 자선모금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0.01%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2.2%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죠. 중국 민정부는 현재 중국인의 1인당 기부액은 겨우 25위안(한화 약 4200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군다나 최근 홍십자회에서 부패문제가 연이어 터지자 중국 전역 기부금 모집액수는 대폭 줄었습니다. 일부 지역 홍십자회 기부금 액수는 전년 동기 대비 90% 줄기도 했지요.

이에 따라 홍십자회는 기부금 운영을 투명화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습니다.

왕루펑(王汝鵬) 홍십자회 비서장은 최근 "기부금 운영 불투명을 막기 위해 현재 사회관리감독위원회 출범을 준비 중이며, 사회 각계 인사와 자원봉사자가 홍십자회 기부금 사용내역을 직접 감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달 31일 홍십자회는 기부금 모금 및 지출내역을 인터넷에 공개했으며, 사이트 개설 30시간 만에 방문자가 2600만명을 웃돌기도 했죠.

그러나 공개된 기부금 사용내역은 10만 위안 기부한 개인, 50만 위안 기부한 단체에 한해서만 공개돼 소액 기부자들의 기부금 사용내역은 오리무중이라는 반응입니다.

중국은 이제 세계 경제, 정치외교, 군사 부문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대국으로 떠올랐습니다. 자선활동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각국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때에 중국 내 기부금 불투명 운영문제가 이제 막 꽃을 피우려고 하는 중국 기부문화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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