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건설일용근로자 고용 불안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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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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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래 기능장

이명래 기능장
연 매출 100억원 정도인 A건설은 미장·방수·타일공사를 전문적으로 시공하는 전문건설업체다. 사장 정모씨는 20년이 넘는 현장 기능공 경험을 바탕으로 30년 가까이 전문건설을 경영해 오고 있다. 그는 요즘 공사 수주는 뒤로 미루고 회사를 정리하기 위해 이미 시공한 현장에 대한 하자처리에 여념이 없다. 최근 수년간 난립한 업체들의 과당경쟁과 최저가낙찰제에 의한 낙찰률 저하로 이윤은 고사하고 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에서 설상가상으로 내년부터 공공공사의 최저가낙찰제 적용 대상이 100억원 이상 공사로 확대된다니 그나마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미리부터 회사를 정리하려는 것이다.

조적공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B건설은 인력난으로 숙련공을 구하지 못해 작년 평택에 있는 미군부대공사를 하면서 비숙련공에 의해 시공된 외부 치장벽돌공사의 일부가 미군부대 감독관에 의해 재시공 판정을 받는 곤혹속에 적자시공을 감수해야 했다. 지금 건설현장은 30년이 넘도록 현장에서 벽돌공으로 일해 왔던 숙련공이 건설현장을 떠나 아파트경비 등에 나설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이 같은 일들이 발생하는 것은 최저가낙찰제 적용에 따른 채산성 악화와 높은 노동 강도, 저임금 등에 의한 심리적 경제적 불안정과 직·간접적인 관련이 있다.

최근 몇년동안 급격한 국내 건설경기 위축에도 건설업체는 늘어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난립된 업체들은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저가에 수주한 피해를 최소화 또는 회피 하기위해 일반건설업체는 전문건설업체와 저가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므로써 책임을 전가시킨다. 그 결과 하수급자는 낮아진 비용에 맞추기 위해 근로자들의 작업시간을 늘리고 작업강도를 높이는 등 근로환경을 열악하게 만들거나 임금을 삭감한다. 결국 약자인 최하위의 근로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신기술이나 신공법 그리고 새롭게 개발된 재료 등을 적용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원가절감 시도는 그 대가로 품질 저하나 재해 증가 그리고 시공자의 금전적 손실 등을 지불해야 한다. 낮은 원가로 수주한 공사에서는 설계도 상의 재료를 제대로 사용하거나 과정을 준수해서는 적정한 이윤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엉망인 저금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결국, 생산물의 사용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저가수주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건설근로자들의 임금 체불이나 장기간 유보임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용자들의 도덕적 불감증보다는 턱 없이 부족한 공사비에 있다.

최저가낙찰제가 오랜 시공경험을 가진 견실한 중견 전문건설업체를 폐업으로 내몰고, 숙련공을 이직시키며, 소비자는 불완전한 시설물을 이용해야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최저가낙찰제 도입취지가 무색한 시점에서 근본적으로 되짚어 보는 슬기로운 판단이 필요한 시기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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