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양측이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협상 결렬도 불사하겠다며 초강수로 맞서고 있어 합의타결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대표들은 이날 오후 2시20분부터 협상을 재개, 12일 새벽 5시께인 15시간 가까이 마라톤협상 끝에 원유 가격 인상폭에 대한 견해차를 좁혔다.
종전까지 ℓ당 원유 기본 가격 160원 인상을 주장했던 낙농농가들은 밤샘협상에서 ‘139 + α원’ 인상으로 물러섰고, 우유업체들도 기존 120원 인상안에서 정부가 내놓은 중재안대로 ‘130+α원’까지 올릴 수 있다고 양보했다.
‘α’는 정부중재안에서 처음 제시된 것으로 원유 ℓ당 기본 가격에다가 인센티브로 추가되는 가격 중에서 체세포수 등급에 따른 인센티브 가격을 상향조정해 원유가격이 사실상 추가 인상되는 효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당초 정부는 체세포수 2등급 원유 인센티브 가격만 인상키로 했다가 낙농농가에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자 체세포수 1등급 원유 인센티브 가격도 올려 낙농농가에 평균적으로 ℓ당 8원의 추가 가격인상 효과가 발생하도록 하기로 했다.
양측은 견해차를 좁히기는 했지만, 완전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채 더이상 절충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협상은 최종 타결이냐 결렬이냐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양측은 오전 5시30분께부터 다시 공식 협상을 중단하고 비공식채널을 통해 조율 중이며 오전 10시에 협상을 재개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우유업체는 내년 1월1일부터 적용하는 조건으로 정부의 중재안인 ‘130+α 인상안’을 수용한 뒤 ‘더이상 양보는 없다’고 배수진을 치고 낙농농가 대표들에게 이를 받아들이든지 협상결렬을 선언하든지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정부도 인상된 원유가격을 협상타결 이후 곧바로 적용하는 조건으로 ‘130+α원 인상안’을 수용할 것을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들에 촉구하고 있다.
낙농농가들은 ‘130+α원 인상안’만으로는 부족하다며 협상결렬도 불사하겠다며 기싸움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21일부터 50여일간 협상을 벌여온 낙농농가와 우유업체는 입장차를 상당 정도 좁혔음에도 불구하고 ℓ당 9원 차이 때문에 막판에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12일 오전 10시에 협상을 재개해 마지막 절충을 벌일 계획이며 타결되지 않으면 곧바로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소집해 가격 인상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간 원유 가격인상 협상이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15명의 이사로 구성된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원유 가격 인상 폭과 적용시기가 결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편, 낙농농가의 원유공급 중단이 12일로 3일째 접어들면서 낙농농가와 우유업체 모두 ‘우유대란’이 가시화되고 있다.
낙농농가들은 젖소로부터 원유를 생산, 우유업체에 납품하기 전에 자체 냉장보관하고 있는데 대부분 농가의 저장량이 2일 정도로 제한돼 있어 12일에도 원유 공급중단이 계속되면 원유 폐기가 불가피해진다.
또 우유업체들도 비축한 원유가 12일이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더이상 원유 공급이 안되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낙농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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