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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시공능력순위 16위인 한라건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약 193억여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400억여원보다 무려 90% 이상 하락했다.
이 업체는 지속적으로 활발한 주택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 시공순위 30위권의 한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주택사업을 차라리 포기하는 게 더 이익일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소연 했다.
중견 건설사의 임원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업체들을 보면 다 주택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공공공사 부문의 발주 감소도 중견 건설사들에게 타격을 줬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공공부문 건설수주액은 4대강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이 마무리되며 상반기 SOC시설 신규공사가 전년 동기 대비 32.9%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건축도 재정난을 겪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사업 재검토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27.6% 감소했다.
중동 사태로 인한 해외사업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 올 초 리비아와 이집트 등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져 이 지역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던 업체들이 피신하는 일이 벌어진 것. 실제 리비아에 진출한 신한이나 한일건설 등 중소 업체들은 사업 중단으로 상반기 매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주택사업이나 공공사업 등 한 분야에서만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지 못하자, 중소 건설사들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KCC건설의 경우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120억원 규모 플랜트 공사를 수주하며 독자적 플랜트 EPC 수행이 가능한 건설사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상반기 뜸했던 공공공사 발주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공공사를 따내기 위한 수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주택경기 회복세 지연과 미국 재정 악화 여파가 있지만 하반기에는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본격화와 기저효과로 인해 점진적으로 건설수주액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크아웃 중인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일단 사업이 예정된 서울이나 화성 등 주택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나 주택사업만 가지고는 불안하기 때문에 공공공사나 민간투자사업(BTL) 등으로 분야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라건설 관계자도 "일회성 요인을 배제하면 자체적인 계약률은 오르는 추세"라며 “하반기 몰려있는 토목사업에 주력할 예정이고, 동남아나 중동 등 해외수주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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