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 시장은 “어느 순간부터 거취의 문제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자체의 의미를 훼손하고 주민투표에 임하는 진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대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오해를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시청 서소문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대선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 시장은 이어 “이번 주민투표는 대한민국의 미래 바람직한 복지정책의 향방을 결정하는 뜻이 깊은 투표”라며 “투표 불참운동을 펴고 있는 쪽에서는 아이들 급식문제로 한정시킬 뿐만아니라 그 일을 격하시키고 폄하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 시장은 주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시장직에서 사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유보했다.
시장직 사퇴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유권자의 뜻’과 ‘당과의 협의’를 들었다.
시장은 “시 의회의 4분의 3, 구청장의 5분의 4를 야당후보를 선택하면서 시장만큼은 저를 선택했다”며 “그것이 시장직 거취와 주민투표를 쉽게 연계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또다른 이유로 “서울시가 지역구인 국회의원 등 당내에서는 시장직을 주민투표에 연계시키지 않는 것을 바라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그들은 물론 중앙당과의 사전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표 전에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투표에 대한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에는 “주민투표에 참여할 유권자가 3분의 1을 넘을 것으로 자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정책 주민투표가 역사상 처음으로 이루어지는만큼 그 누구도 투표율을 쉽게 예측하거나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투표에 반대하는 당 내부의 이견에 대해선 "선거를 앞둔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어떤 정치세력이든 표 앞에서는 흔들리고 약해진다”며 “합리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파적·정치적인 이해 관계, 다음 선거에 대한 유불리를 깔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지 우리 모두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측에서는 오시장 대선 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계속 비난의 날을 세웠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투표율 미달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자 온갖 벼랑끝 전술로 서울시민을 위협하고 있다”고 깎아내렸다.
김성순 서울시당 위원장도 “처음부터 불법이고 불능인 주민투표를 강행하다가 대선 불출마까지 선언하면서 주민투표를 관철시키려는 오 시장이 참 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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