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이날 오전 외교부 청사 17층에서 김성환 외교장관과 면담한데 이어 2층 강당에서 외교부 직원 300여명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외교부 직원들과의 대화를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대화는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성과, 고충을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질의를 받고 답변하는 식의 ‘자유토론’으로 진행됐다.
외교부 직원들을 마주한 반 총장은 "친정에 온 것 같다"며 설레임과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반 총장은 “전직 외교장관으로서 6월21일 연임이 된 이후 처음 고국에 와 친정을 방문하니까 참 센티멘털(감상적)하고 두 배로 홈커밍(homecoming)하는 기분을 느낀다”며 “가슴이 뭉클하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반 총장은 “유엔에 가입한 지 20년이 됐다”며 “사무관과 서기관 때 우리가 왜 유엔에 가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을 담은 협조전(Aide de Memoir)을 유엔에 돌리고 전 재외공관에 보내 회원국들하고 교섭을 했는데, 계속 의제로 채택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어 지난 4년6개월간 유엔 수장으로서의 고충과 애환을 털어놨다.
반 총장은 “애초부터 저보고 사무총장 일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겠느냐, 한국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을 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그러나 재수가 좋아서, 운이 좋아서 당선됐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반 총장은 “4년 반 동안 시련도 참 많았지만 아주 대단한,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었다”면서 “위기관리 과정에서 모든 제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고 그 과정에서 비판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특별히 흠 잡을 비판이 없었고 자신감이 있었다”며 “한국에서 받던 비판보다 훨씬 더 적었다”고 평가한 뒤 “4년 반 동안 진지성과 성실성, 아주 강한 집념, 투지, 원칙, 투철한 윤리의식, 규율 등 덕과 원칙 면에서 솔선수범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솔선수범은 남보다 일을 두 배로 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사무총장은 유엔의 스태프가 아니어서 관련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나는 ‘직원들과 똑같이 이 규정의 적용을 받겠다. 만약에 내가 다르게 하는 행동하면 도전(challenge)하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이날 직원과의 대화에 이어 외교부 청사 1층에 있는 출입기자실을 방문해 20여 분간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촬영과 함께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다.
반 총장이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것은 2006년 12월 당선자 신분으로 방한했던 이후 5년만이다.
그만큼 언론에 대한 반 총장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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