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는 '나는 제대로 화가'라는 명예증이었다.
1995년부터 지난 15년간 '올해의 작가'전을 통해 배출된 작가들은 대한민국 미술계를 이끄는 스타로, 거목으로 자리매김됐다. 2010년까지 해마다 선정된 23명의 작가가 전시했다.
올해의 작가 23명은 누구일까.
국립현대미술관이 10월 30일까지 경기 과천본관에서 열고 있는 '올해의 작가 23인의 이야기 1995-2010'에서 만나볼 수 있다.
95년 첫 선정된 전수천에 이어, 윤정섭(1996) 황인기(1997) 권영우(1998) 김호석(1999) 노상균(2000) 전광영(2001) 권옥연(2002) 승효상(2002) 전혁림(2003) 곽덕준(2003) 한 묵(2004) 정점식(2004) 김익영(2004) 서세옥(2005) 이종구(2006) 정현(2007) 정연두(2008) 장연순(2009) 서용선(2009) 박기원(2010)작가 23명의 회화 한국화 조각 영상 설치등 150여점을 선보인다. 작가들의 독백을 담은 영상도 함께 소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올해의 작가들의 작품세계와 삶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미술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권옥연_달밤_1999 |
■올해의 작가 제도 개편
왕년의 올해의 작가를 한자리에 모인 이유가 있다. 이번 전시를 끝으로 15년간 운영해 오던 '올해의 작가'제도가 개편된다.
권위있던 90년대와 달리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올해의 작가'전이 시들해졌다.
1995년 시작한 '올해의 작가'전은 국립미술관으로써 한국미술계 내에서 작가들의 창작의욕 증진, 미술관 위상의 강화, 학예직의 기획력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2000년들어 국내미술계에 경매시스템이 도입되고 미술시장으로 변하면서 미술관전시는 고리타분해졌다. 글로벌화가 되면서 작가들의 해외진출이 늘고 기업미술관이 증가하면서 작가들이 전시할 공간도 많아졌다.
일부 사립미술관에서는 ‘오늘의 작가’, ‘내일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걸고 개인전들이 열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런 상황에서 국립미술관의 위상은 15년 전과 달리 또 다른 역할을 요구받았다.
세계 속에서 한국문화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으며 국가의 대표 문화기관인 국립미술관이 우리나라 작가를 어떻게 프로모션 할 것인가 하는 역할이 더욱 부각됐다.
정연두,다큐멘터리 노스탤지어,2007 |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또한 2012년 서울관 개관을 앞두고 변화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SBS와 공동으로 매년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대표할 작가를 선정하고, 글로벌 작가로 후원하는 체계적이며 실질적인 후원제도를 운영한다는 것.
배순훈관장은 "이번에 개편하는 새로운 제도는 기존 ‘올해의 작가’ 제도의 정신을 계승하며 한국 작가들을 세계 속의 작가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작가의 발굴과 지원에 중점을 둔 포괄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미술후원 제도"라고 설명했다.
방식으로는 추천위원단과 심사위원단을 구분하고 심사위원단에 국내외 저명 미술계 인사 포함하여 한국작가들을 프로모션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다양한 미술계의 여러 수상제도와는 달리 선정된 작가가 창작활동에 더 나은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작가와 이론가의 매칭 프로그램과 전담 큐레이터 제도를 통한 지속적인 지원은 물론 홍보를 위한 영상도록 제작 등의 제도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미술후원 제도를 통해 선발되는 작가의 전시는 2012년 하반기에 개최 예정이다.
지난 8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15년 결산 올해의 작가 개막식에서 정병국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올해의 작가' 제도 개편 특징
1. 기존 <올해의 작가전>과의 차별성 : 작가선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새로운 제도는 작가 선정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은 물론 작가 선정과정 자체가 전 미술계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미술계 인사들이 작가의 발굴 및 선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 타 미술수상제도와의 차별성
▲역량 있는 작가 발굴 추천을 위한 제도 강화
기존 여러 미술시상제도와는 달리 실험적이며 역량 있는 작가의 “발굴” 및 “후원”에 중점을 두고 있는 본 제도는, 국내외 미술현장에서 일하는 10인 이하로 이루어진 큐레이터, 미술기자, 비평가 등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발굴 및 추천단”의 활동이 중시 강화 된다. 이와 더불어 작가의 발굴 및 추천을 위한 사전 조사활동이 중시됨으로써 이를 철저히 실행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승효상, welcomm city,1999 |
▲작가 프로모션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도 도입
역량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것 못지않게 선정된 작가의 후원에도 중점을 두고 있는 본 제도는 작가 선정절차 자체가 참여 작가들에 대한 프로모션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다.
-심사과정에 세계 미술계에 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비평가, 큐레이터 등이 포함되어 포트폴리오 심사, 작업실 방문, 전시 참관, 작가인터뷰 등의 과정을 거치도록 함으로써 심사과정자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작가의 역량이 드러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작가 및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홍보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선정된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전시에 참여하게 되며, 전시 기간 중 작가가 지목한 국내외 미술관의 큐레이터 및 저명 비평가들과의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학술 심포지움 등을 개최함으로써 향후 작가의 작품 활동에 실질적 도움이 되게 했다.
-최종 선정된 일인의 작가에게는 선정이후 1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와의 일대일 매칭 프로그램을 통한 전담 큐레이터제도를 둠으로써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후원을 지속한다.
▲방송을 통한 작가 프로모션 지원
ㅇ 미술계의 변화추세에 발맞추어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좀 더 다각적이면서도 생생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영상도록’을 제작하여 배포함으로써 향후 디지털 매체를 통한 소통체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ㅇ 작가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쉽게 대중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상파 미디어 그룹인 SBS와의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알림으로써 일반 대중들로 하여금 현대미술을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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