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인해 전세계 주식 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주가도 급락하자 주요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전세계 주식시장 폭락의 여파로 인해 코스피도 1천800선 밑으로 내려가자 주요 기업들은 주가 부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주가 하락의 근본적 원인이 글로벌 경제 위기설로 귀결되는 만큼 자체적으로 뾰족한 해법을 내놓기 어려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과 같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는 '바이백' 전략을 쓰거나, 외국인 투자자 대상 회사설명회(IR)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의 경우 중심축인 삼성전자 주식이 70만원선까지 내려간 것을 비롯해 상장된 주요 계열사 주가가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빠졌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주요 상장사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중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삼성은 일단 "아직까지 자사주 매입을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이번 상황의 요체인데, 현 상황에서 현금을 풀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지 의문이 든다"며 "현재로서는 자사주 매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주식가치 제고 및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장기적인 차원에서 내실을 기해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더욱 높여갈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친환경차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펼쳐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 기업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해외시장에서 품질을 기반으로 한 '제값받기' 정책을 강화해 판매 이익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계열사들이 함께 하는 공동 실적설명회를 상, 하반기에 각각 한차례씩 열어 체계적인 주가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또 애널리스트들과 연말에 정기 간담회를 갖는 것 이외에 수시로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고 기관투자자들의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에도 한층 더 신경쓰기로 했다.
국내외 IR 행사와, 사장 등 고위 경영진의 해외 투자자 미팅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올해 최신항공기 A380 도입 등으로 자금이 많이 필요한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회사설명회(IR)를 연 데 이어 오는 23~24일에는 홍콩, 25~26일 싱가포르에서 IR을 개최한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일 주가 안정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8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대부분 회복된 점 등을 고려해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해외 사업의 필요성이 큰 CJ E&M 등을 중심으로 회사 알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18∼19일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IR을 열고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 사이 아시아와 미국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NDR(Non-Deal Roadshow,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순수한 목적의 기업 설명회)을 연다.
롯데쇼핑은 당장 회사 설명회(IR)를 열 계획은 없지만 개인적인 불안감을 호소하는 투자자에게 회사의 영업 실적 등을 제시하는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다.
IR팀은 "최근의 불안한 주식시장이 전적으로 외부 요인에 의한 것이고 올해 연초부터 영업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적극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시장의 불안이 확대되면 IR을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설 관련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까지 북미와 유럽에서 두 차례 투자설명회를 개최한 데 이어 하반기 중 아시아 국가 1곳에서 추가로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상반기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지에서 해외IR 로드쇼를 개최했던 GS건설도 당초 계획대로 11월께 해외투자자 대상으로 하반기 설명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행선지는 홍콩, 싱가포르, 뉴욕, 보스턴, 런던, 에딘버러 등이다.
대부분 기업들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별도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SK와 LG, GS 등 주요 그룹사들은 현재까지는 자사주 매입이나 별도의 IR 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한화그룹은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이라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특별히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고, 신세계는 내수 사업의 특성상 주식 시장의 큰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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