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외국계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일부 외국계증권사가 객관적 기준이 아닌 자의적 기준으로 아시아국가 가운데 한국 대외 상환능력이 유럽 재정위기에 가장 취약하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앞으로는 이런 보고서 작성에 유의해 달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노무라금융투자 등은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자 한국경제 구조의 취약성과 성장률 둔화를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한국이 아시아 8개국 가운데 자금 조달 리스크에 따른 충격 흡수 정도가 취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대외 부채상환능력 비율과 예대율 순위가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8개국 중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노무라금융투자는 지난 11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3.5%로 내리면서 최대 2.5%까지 추가로 내릴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UBS(3.8%) BoA(3.9%) 등 대부분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4% 미만으로 보고 있다. 정부·한국은행이 4%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최근 한국 주식시장 전망을 긍적적인 시각으로 평가한 외국계 보고서도 있다. 피델리티는 지난 10일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중장기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머징국가 주식시장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한국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하면서도 지난 12일에는 한국이 과거 경제위기를 경험하면서 위기극복 능력이 높아져 이번 유럽재정 위기 여파도 큰 문제 없이 극복할 것으로 전망하는 보고서를 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한국 경제를 다소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면서 “경제지표 등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긍정·부정론이 갈리는데 외국계는 좀 더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제삼자 시각에서 바라보는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가 때론 투자자 판단을 도울 때도 있다”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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