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악재는 최근 여론 조사에서 취임 이후 가장 낮은 39%의 지지율을 얻었다는 점이다. 많게는 50% 이상(오사바 빈 라덴 사살 직후) 적어도 40% 초반(정부 적자 삭감 및 부채 상한 증액 협상 타결 전후)을 기록했던 그의 지지율은 이번 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40% 아래도 내려갔다.
내년 선거까지는 1년여를 남겼지만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미국 경제는 오바마의 지지자들도 그로부터 등을 돌리게 하고 있다. 게다가 스탠드더드앤드푸어스(S&P)의 사상 첫 미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사건은 그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안겼다. 10년간 2조 달러의 정부 적자 규모를 잘못 계산했다며 오바마는 S&P 조사에 나섰지만, 실추된 그와 미국의 이미지가 당분간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바마가 추진했던 전국민 의료보험은 대법원에서 최근 위헌 판결했다. 수천만명의 미국인들이 의료보험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대의 명분이었지만, 법원의 법리 해석은 달랐다. 이 또한 오바마가 추진해온 가장 큰 개혁 중 하나였지만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렇게 되면 지금 오바마에게는 호재가 없다. 오죽하면 민주당 일각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내년 대선에 내보내야 한다는 어찌보면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 나왔을까. 2008년 프라이머리에서 자신에 패한 사람을 국무장관으로 기용해 잘 써왔는데, 이제는 주인의 이미지가 추락하며 대안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에게 39%의 지지율을 안긴 최근 갤럽 여론 조사에서 오바마를 반대한 사람들은 50%가 넘었다. 이들이 내년 대선까지 입장을 견지하면 공화당의 승리는 당연해 보인다. 공화당은 이를 백분 이용해 오바마를 공격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들의 목표인 단임 대통령 만들기에 더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미국에서 단임 대통령은 '아버지 부시'밖에 없었다. 앞서 레이건, 뒤로 빌 클린턴과 아들 부시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오바마가 재선에 실패하면 최초의 미 흑인 대통령의 영광을 뒤로 하고 실패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된다.
지금 오바마에게 단 하나 희망이라면 아직 공화당에는 '스타급 대어'가 없다는 점이다. 최근 아이오와 스트로폴(비공식 예비투표)에서 미네소타 하원의원 미셸 바크만이 1위를 했지만 향후 대세를 좌지우지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프라머리 마지막까지 미트 롬니와 조만간 경선 출마를 선언할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등이 유력한 공화당 후보로 오히려 주목되고 있다.
아프리카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나온 인권 변호사, 연방 하원의원, 미 최초의 흑인 대통령 등의 경력이 무색할 정도로 오바마는 지금 고전하고 있다. 호재라곤 공화당에 스타가 아직 없다는 점뿐이라는 게 오바마를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공화당에서 가장 네임밸류가 있는 사라 페일린이 분명히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기서 나오고 있다. 오바마의 패색이 짙어갈 수록 페일린의 결정은 더욱 빨리 나올 전망이다. 그러나 페일린의 출마가 과연 공화당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오바마에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 그의 운명은 그녀의 출마 여부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이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그것도 공화당에서 나올지 주목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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