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계 '더블딥' 방어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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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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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요 감소 촉각…비용절감안 마련 분주<br/>美 원유 수요 감소세 추세화할 가능성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기업들이 미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을 높게 보고, 감원 계획을 내놓는 등 속속 방어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미국의 재정위기로 인한 주문 감소 등 아직 실질적인 더블딥 위협은 가시화하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수요 급감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 구매자관리지수(PMI)-미 제조업 고용(단위 100만명/출처 FT)
광업 및 농업 기구 제조업체 등 일부 업종에서는 여전히 향후 실적 전망을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주간 몇몇 기업들은 수요를 면밀히 주시하며, 수요 감소에 대비한 비용절감 요소들을 구체화하고 있다. 미 화학업체인 WR그레이스의 허드슨 라 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 증가세가 조금이라도 둔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고객 주문 데이터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천연가스업체용 펌프를 만드는 가드너덴버의 마이클 라센 CFO도 "미국과 유럽에서 아직 수요가 줄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취약한 경제 전망과 금융시장 변동성, 유가 하락 등이 수요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 이후 줄곧 비상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주문이 감소하면 줄여야 할 인력 수와 생산시설 리스트를 이미 준비해뒀다"고 덧붙였다.

장비업체 스탠리블랙앤드데커의 짐 로리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수요가 줄 경우, 지난해 스탠리와 블랙앤드데커의 합병에 이은 추가적인 사업 부문 통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침체되길 원하지는 않지만, 상황이 닥치면 그에 걸맞은 비용구조를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 제조업 고용시장은 2009년 급격히 위축됐다가 매우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가, 최근 수개월 동안 성장세가 다시 주춤해졌다.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는 구매자관리지수(PMI)도 지난 3월 이후 제조업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컨설팅업체 CEB(Corporate Executive Board)의 마이클 그리핀 이사는 "제조업계가 2008년 경기침체 때 취했던 재정안정화 조치 등을 염두에 두고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최근 6개월간 두드러졌던 변동성이 임원들에게 우려를 던져주면서 고용과 투자에 대한 기대치가 지난 2분기부터 다시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美 원유 수요 감소세 대세 굳히나
미 경제의 더블딥 가능성이 고조되자 일각에서는 미국의 원유 수요 감소세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로 굳혀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지난해 미국의 원유 수요는 하루 40만배럴씩 늘었다. 하지만 이는 2008년 8월 이후 1년간 하루 100만배럴씩 감소했던 데 비하면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최근 제조업 침체와 국가 신용등급 강등, 주가 폭락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여파로 인한 더블딥 가능성은 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세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애덤 시민스키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올해 미 경제가 2.5% 성장하면 원유 수요가 하루 10만배럴 늘겠지만, 성장률이 1.5%에 그치면 원유 수요는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가 최근 설문조사한 올해 미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8%였다.

릭 뮐러 에너지시큐리티어낼러시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 수요가 교통정책 탓에 올해는 물론 내년, 2015년 이후에도 감소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늘리고, 연비 기준을 강화한 미국의 교통정책이 원유 수요 감소세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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