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해소되면 저평가된 은행주의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대폭 늘어나면서 4대 금융지주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를 훌쩍 넘어섰다.
올 상반기 ROE가 가장 높게 상승한 곳은 KB금융으로, 1조5749억원의 순익을 내며 16.2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자산건전성 개선 위한 충당금 적립과 구조조정 등으로 883억의 순익을 기록하며 0.54%에 그친 데 반하면 투자 메리트가 크게 높아진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는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을 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100을 곱한 값이다. 즉 ROE가 10%라면 연초에 1000원을 투자해 연말에 100원의 수익을 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ROE를 통해 기업의 사업 경쟁력, 수익 창출력, 주주가치 확대능력, 총괄적인 경영능력 등을 판단하며 보통 12%를 넘으면 투자적격기업으로 본다.
ROE가 적어도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투자자들은 조달비용 이상의 순익을 낼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1조8891억원의 순익을 내며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결과 ROE 또한 지난해 11.7%에서 16.05%로 상승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조2939억원과 8616억원의 순익을 내며 16.1%, 14.13%의 ROE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 호전은 현대건설 매각 차익에 따른 은행 순익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신한, 우리, 하나, 국민은행 등 주요 4개 은행에 유입된 자금만 1조8641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과 외환은행도 각각 16%와 20%에 이르는 높은 수준의 ROE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은행 평균 ROE는 15.4%를 기록했으며 현대건설 매각이익을 제외하더라도 13.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업종은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가치대비 주가가 낮은 저평가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반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최근의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은행업의 투자 매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는 이유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은행업 주가순자산배율(PBR)은 올해 기준 0.8배로 실적보다 거시경제 우려에 기인하고 있고, 향후 물가 상승 억제를 위해 원·달러 환율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저평가 매력이 더 커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NH증권의 김은갑 애널리스트는 "낮은 대출증가율과 순이자마진(NIM) 소폭 하락,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이익모멘텀이 작을 전망"이라며 "PBR은 낮지만 상승여력은 20% 수준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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