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84년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리처드 쿠 노무라리서치인스티튜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5일 CNBC와의 회견에서 세계 주요 정부가 1997년 일본이 저지른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금리인하, 통화완화, 자본투입, 재정부양, 신용평가사와의 마찰 등과 관련한 문제는 이미 일본이 1997년 경험한 것들이라며, 일련의 실수로 인해 일본 경제는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고, 재정적자는 불과 2년 만에 68% 늘었다고 분석했다.
쿠는 당시 일본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는 민간 부문이 부채를 떨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려 한 것이라며, 미국과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이 최근 똑같은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실수가 주는 교훈은 민간 부문이 부채를 최소화하려고 할 때는 정부가 민간으로부터 부채를 떠안아 이를 수입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쿠는 미국이 재정적자 감축폭을 더 늘려야 한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S&P는 최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 강등했는데,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신용평가사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 규모가 현재 계획의 두 배인 4조 달러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그는 "미 정부가 4조 달러 넘게 재정지출을 줄일 경우 제2의 대공황을 맞게 될 것"이라며 "서구권 국가들은 민간 부문의 재정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는 추가 재정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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