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폭동을 계기로 드러난 사회 문제들을 어떻게 치유해 나갈지를 놓고 여야 정치권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수당이 중심이 된 연립정부는 무너진 윤리 기준을 바로 세우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 추진과 패거리 범죄 문화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 반면 야당인 노동당은 젊은층에 대한 지원이 급선무라는 해법을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15일 오전 지역구인 옥스퍼드셔에서 연설을 통해 "붕괴된 윤리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너진 사회에 대처하는 것이 정부의 우선 과제"라면서 "정부는 향후 수주 동안 나태와 무책임, 이기심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영국을 재건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6일밤 경찰의 총격에 의한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한 남성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폭동이 발생해 9일밤까지 런던과 잉글랜드 중북부 지방에서 차량 및 건물 방화, 상가 약탈 등이 이어졌다.
이로 인해 5명이 숨지고 2억 파운드(한화 약 3천600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2천766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1천406명이 폭력 및 절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캐머런 총리는 "이번 사건은 영국 사회에 주의를 촉구하는 자명종"이라면서 "책임 있는 다수가 정부에 보다 강한 사회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여년 동안 곪았던 사회문제들이 우리 면전에서 폭발했다"면서 아버지 없는 어린이, 훈육 없는 학교, 조정자가 없는 지역사회 등의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캐머런 총리는 특히 자녀가 폭동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법정에 부모가 참석조차 하지 않는 행태를 비판하면서 결손 가정 문제를 적극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 당수인 에드 밀리반드는 정치인들이 비난하는데에만 열중할 것이 아니라 젊은이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폭동이 일어났던 장소 인근인 런던 북부 캠덴의 모교에서 연설을 통해 "젊은이들이 미래가 있고 보다 나은 삶을 꾸릴 기회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밀리반드 당수는 이어 "젊은이들을 범죄조직이나 범죄,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기술훈련, 지원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폭동 이후 현 정부의 대책들이 충분한 생각없이 피상적이고 즉흥적으로 나왔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폭동 사태와 정부의 대응 등을 되짚어볼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