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USPGA챔피언십 우승자 키건 브래들리(25·미국)가 사용한 ‘벨리(belly) 퍼터’가 화제다. 메이저대회에서 롱퍼터를 써서 우승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퍼터는 길이에 따라 세 가지로 대별된다. 일반 퍼터(길이 33∼35인치), 벨리 퍼터(38∼43인치), 브룸 스틱 퍼터(46∼49인치)가 그것이다. 벨리 퍼터는 그립끝을 배꼽(가슴팍)에 대고, 롱퍼터는 그립끝을 가슴팍에 대고 빗자루로 쓸듯 스트로크한다.
브래들리는 그립끝을 거리에 따라 배꼽이나 가슴팍에 대고 스트로크했다. 퍼터(오딧세이 화이트 핫 XG 세이버투스) 길이도 46.75인치로 일반적 벨리 퍼터보다도 길다. 그래서 외신들은 그가 쓴 퍼터를 ‘롱퍼터’로 명명했다. 2주전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애덤 스콧(호주)은 길이 49인치짜리 롱퍼터를 사용중이다.
어쨌든 긴 퍼터의 그립끝을 몸에 고정시킨 후 퍼트하는 선수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브래들리가 최초라고 한다. 앙헬 카브레라가 2007년 US오픈에서 우승할 당시에도 벨리 퍼터를 사용했으나 그립끝을 몸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
골프규칙에서 벨리 퍼터와 롱퍼터를 규제하는 내용은 없다. ‘그립끝을 몸에 대기 때문에 유리하므로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나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는 아직 이렇다할 금지 조항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브래들리의 우승으로 롱퍼터가 유행이 되고, 롱퍼터를 사용한 선수가 급증할 경우 규제조치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그립끝을 몸에 대고 스트로크하는 롱퍼터(벨리 퍼터 포함)의 장단점을 알아본다.
장점 중 으뜸은 퍼트에서 이상적인 동작인 ‘진동자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물론 그립끝을 몸에 고정시킴으로써 퍼터를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다음은 쇼트퍼트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1.2m 안짝 거리에서 안정적으로 스트로크할 수 있기 때문에 ‘입스’로 고생하는 골퍼들에게 권장할만 하다. 롱퍼터의 안정성과 우수성이 이론적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골퍼들은 심리적으로도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단점도 있다. 퍼트 자세나 퍼터 길이 등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스펙’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거리조절이 힘들 다는 점이다. 쇼트 퍼트에는 효과가 있지만 퍼트 거리가 멀어질수록 어느정도의 스피드로 쳐야 할 지에 대한 감을 잡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브래들리도 이번 대회에서 거리에 따라 그립끝을 배꼽에 대기도 하고 가슴팍에 대기도 했다. 끝으로 스탠스가 불안정할 때, 그린이 아주 느리거나 빠를 때, 프린지에서 퍼트할 때, 강풍이 불 때 등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일관된 스트로크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퍼트는 사이언스보다 아트에 가깝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롱퍼터는 사이언스 측면에 가깝기 때문이다.
/사진출처:미국 골프다이제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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