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건조도시에서 습윤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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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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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변화 극심 '건조한 도시'는 이제 옛말

(베이징=조용성 특파원) 그동안 '건조한 도시'로 잘 알려졌던 베이징이 올해 강우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기후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여름 베이징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자주 출현하면서 과거와는 다른 기후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베이징의 강수량 누계치는 이미 458㎜에 달했다고 인민일보 산하 경화시보가 16일 전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293㎜보다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또한 최근 십년간의 연간 평균강수량인 440㎜를 이미 초과한 기록이기도 한다.

이로써 베이징의 대표적인 수원지인 미윈(密雲)저수지의 저수량은 15일 10억7000만루베(㎥)를 기록해 10억루베를 돌파했다. 이는 최근 몇 년동안의 최고치 저수량으로 기록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윈저수지는 15일 하루동안 600만루베의 저수량이 증가했으며, 이는 쿤밍(昆明)호 3개에 해당하는 저수량이다.

15일까지 베이징시 대형 저수지의 저수량은 14억루베를 기록해 전년대비 2억루베 늘어났다. 미윈저수지는 1억1500만루베 증가했다.

베이징 수력사무국 관계자는 "그동안 미윈저수지는 물부족 사태를 겪어왔으며 여러해 동안 허베이(河北) 등지에서 물을 끌어와 보충해 왔다"면서 "미윈저수지의 저수량은 10여년동안 9억루베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외부의 도움없이 10억루베를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베이징은 연간 강수량이 450㎜ 이하면 가뭄으로 본다"며 "지난 11년동안 가뭄이었지만 올해 이미 누계강수량이 458㎜를 넘어선 만큼 베이징의 만성적 가뭄은 이제 해소됐다고 봐도 된다"고 전했다.

베이징은 지난 2월만 하더라도 100일이상 비나 눈이 내리지 않는 강수량 '제로'(0)의 상태를 기록하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이 같은 베이징의 강수량은 1970년 말부터 1971년 초까지 114일간 비나 눈이 내리지 않은 이후 40년만의 기록이었다.

베이징 홍수예방대책반 수석 엔지니어인 왕이(王毅)는 "올해의 강수량 증가는 대기 환류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며 "북쪽의 찬공기 세력이 약해지면서 남쪽에서 온난다습한 기류가 대거 몰려온 것이 강수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가뭄해갈을 반기는 소리와 함께 기후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의 기후연구관련 한 관계자는 "올해 자주 출몰했던 베이징의 국지성 집중호우도 베이징 시민들에게는 무척 낯선 광경"이라며 "지난 6월24일에는 베이징 지역별로 최고 182㎜의 폭우가 내려 10년 만의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강수량의 급증만으로 기후변화를 결론짓기는 근거가 부족하지만, 최소한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여러가지 변화중 한가지가 강수량 증가인 것은 확실하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에 더욱 힘을 쓰지 않는다면 아마 베이징의 기후가 언젠가는 쑤저우(蘇州)의 기후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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