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기부’ 정몽준 대권행보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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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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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0억원 주식 기부시 지분 최소 0.6%p 감소 <br> 내년 대선 전 현대重 지분 정리 등 고심 흔적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정몽준<사진> 한나라당 의원이 현대중공업을 필두로 범(汎) 현대가가 설립하는 5000억원 규모의 사회재단 ‘아산나눔재단’에 총 2000억원을 사재 출연키로 했다. 이번 재단 설립 및 사재 출연이 내년 대권을 앞둔 정 의원의 본격 행보의 신호탄이란 시각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정 의원의 재단 설립에 참여 비중 때문이다. 정 의원은 전체 설립기금 5000억원 중 40%인 2000억원(이중 1700억원은 주식)을 사재 출연한다. 여기에 정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출연하는 2380억원을 포함하면, 전체의 90%가 넘는다. 나머지 620억원 만이 KCCㆍ현대해상화재보험 등 범 현대가 기업 및 대표의 출연금이다.

정 의원은 3조원대 자산가이기도 하지만 밝힌 대로 1700억원을 출연할 경우 현대중공업 지분율 10.8%에 적잖은 변화가 생긴다. 단순 계산(출연금/시총)해 봐도 최소 0.6%포인트 이상 줄어든다. 단순히 사회공헌을 위해 내놓는다고 하기에는 엄청난 규모다. 현대차그룹이 운영하는 해비치재단의 경우 현재 총 1500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의원의 측근은 “이번 재단 설립은 대권 행보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와 가까운 한 의원은 “선친인 고(故) 정주영 전 회장의 10주기를 뜻깊게 기리는 동시에 ‘정치는 미래를 만드는 직업’이라는 소신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정 의원이 내년 대권 도전을 공식화 할 경우 현대중공업 지분은 어떤 식으로든 '정리' 돼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2002년 대선 출마 당시 지분의 명의신탁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이번에도 오랜 기간 비슷한 고민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재단 설립 준비위원장을 맡은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는 16일 설립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 의원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기업의 사명에 대해 고민해 왔다.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를 책(기업경영이념ㆍ1982)으로 쓰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정 의원은) 금액만 출연할 뿐 이사회 불참을 확고히 했으며 어떤 식으로든 영향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대권 도전을 감안한다면 이는 당연한 수순이다.

한편 정 의원은 내달부터 자서전 출간 및 지방대학 강연 등 바쁜 행보를 재개한다. 먼저 내달 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가진다. 또 시장과 자유 등 보수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도 낼 계획이다. 이와 맞물려 지방 순회 강연도 재개된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창업정신’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정몽준식 정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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