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탐방 차원에서 지방 버스투어를 진행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아이오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열린 '농촌경제포럼'에서 연설을 통해 FTA로 미국 제조업의 혜택이 예상된다면서 자동차 업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미국에서 많은 사람이 기아차와 현대차를 운전하고 있다"면서 "나는 한국에서도 포드와 크라이슬러, 쉐보레를 운전하는 사람들을 보고 싶다"고 강조한 뒤 "전세계에서 '메이드 인 USA'가 찍힌 제품이 팔리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해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는 최근 일주일만에 현대·기아차를 무려 4차례나 언급한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기업의 특정 브랜드를 이처럼 자주 거명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오후 아이오와주 데코라시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도 "엄청난 수의 기아차와 현대차가 미국 도로를 달리고 있다”면서 "그건 좋은 일이지만 한국의 도로에서도 크라이슬러·GM·포드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5일 오전 버스투어 첫 일정으로 가진 미네소타주 캐논폴스시 타운홀미팅에서도 한ㆍ미 FTA를 화제에 올린 뒤 "쉐보레나 포드차도 한국에 팔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현대나 기아차가 여기서 팔리는 것을 더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또 지난 11일 미시간주 홀랜드의 한 배터리 생산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많은 미국인들이 기아나 현대차를 몰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은 알고 있다”면서 "FTA는 더 많은 시장을 열어준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발언의 취지가 한·미 FTA를 통한 미국산 자동차의 대(對) 한국 수출 확대를 희망한 것이지만 현대·기아차를 연일 언급한 것은 '글로벌 브랜드'로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9.9%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특히 승용차 시장에서는 14.6%의 점유율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메이저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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