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남은 불안감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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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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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주 우리자산운용 상무

부실은 2008년에 드러났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다. 문제의 근원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씀씀이가 부가가치를 초과했고, 그 만큼 부채가 늘어난 것이다. 즉 그린스펀이 2001년부터 초저금리를 통해 자산가격 버블을 만들었고,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정말 부자가 된 것처럼 착각했다. 그 거품이 2008년에 터졌는데 그 동안 부실을 숨길 수 있었던 것은 3가지 요인. 첫째, 이전소득(일을 안해도 정부가 거저 주는 소득) 증가, 둘째, 중국의 과도한 부동산 버블 형성, 셋째, 스마트폰 등 새로운 이동통신 기기 수요 발생 등이다. 그러나 그 요인들이 점차 효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이제는 더 이상 부실을 숨기기 어렵게 되어 간다. 시장경제에서 부실이 해결된다는 것은 잘못의 책임자가 확실히 처벌받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화가 진행되며 부분적 실패를 용인할 수 없게 되자 부실을 감췄을 뿐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각국이 책임져야 할 몫을 확정해야 하는 때이다.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제부터는 국가간 이기심이 극대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시켰는데 정작 유럽에서 금융이 불안하다. 왜냐하면 미국이 헤게모니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므로 긴장감이 조성될수록 자금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미국 부채 부담은 경감된다. 미국은 얼마 전 원자재 선물시장 증거금 인상을 통해 투기자금을 미국 국채시장으로 끌어 들였고, 이번에 신용등급 인하를 통해 한번 더 시장에 긴장감을 줘서 자금을 끌어 들였다. 향후 독일, 프랑스 은행들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미국은 헤게모니를 더 공고히 하고 부채부담을 줄일 수 있지만 유럽에서 신용경색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 때가 주식은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건강한 기업도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주식의 공황매도(panic selling)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다. 다행히도 중국이 위안화 변동폭을 늘려 위안화 절상을 용인했고, 독일, 프랑스 정상이 만나 책임에 대해 논의한다고 한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부실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해결된다. 그러나 얼마나 순조로울지는 지켜보아야 한다.

주식의 공황매도가 나타날 경우 두 가지 투자원칙이 있다. 첫째, 주식을 천천히 조금씩 저점 매집하되 끝까지 사야 한다는 것이다. 공포심에 의해 주가가 얼마까지 떨어질지는 모른다. 그러나 공황매도된 부분은 반드시 복원이 되기 때문에 꾸준히 분할매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합리적인 투자방법이다. 사실 바닥을 정확히 알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둘째, 경쟁력이 있는 우량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신용 경색 시 기업 도산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끝까지 살아남아 성장을 계속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증시가 정상화된 이후에는 주가 상승 탄력이 많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긴축이 불가피하다. 그 만큼 신흥국가에서 성장엔진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많이 힘을 소진했다. 그렇다면 남미, 중동, 동남아 등을 깨워야 한다. 그런데 이들 더운 지역에서는 구조적으로 성장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세계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이렇게 주가가 박스권에서 움직인다면 증시 방향에 관계없이 안정된 이익을 낼 수 있는 ‘절대 수익형 펀드’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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