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이 금융지주회사의 고배당 행태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인 금융지주회사의 배당 자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회사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9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이 58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우리금융 2015억원, 하나금융 1465억원, KB금융 411억원 수준이었다.
배당성향은 KB금융이 46.6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금융 24.62%, 우리금융 16.86% 등이 뒤를 이었다.
배당성향이란 당기순이익 중 현금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수치가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는 의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16.25%다.
금융지주회사의 고배당에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외국인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을 제외하면 신한금융(61.29%), KB금융(63.32%), 하나금융(65.57%) 모두 외국인 지분율이 60% 이상이다.
금융당국은 2013년부터 바젤Ⅲ가 적용될 경우 자기자본비율이 현재보다 하락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익을 배당으로 돌려주지 말고 자기자본비율 확충에 사용하라는 것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6일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고배당 관행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들은 배당을 줄일 경우 주주 가치가 훼손되고 자금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회사 임원은 “최근 실적이 좋다고 앞으로도 실적에 계속 좋으리라는 법은 없다”며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상황에서 배당을 합리적인 수준보다 적게 할 경우 지분을 팔고 떠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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