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고 저지 어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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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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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무성, 지난 4일 4조6000억엔 투입에도 효과 미미 <br/>다음주 버냉키 잭슨홀 연설서 부양책 시사에 촉각

100엔당 달러값 추이 (음영부분: 日외환당국 시장개입 시기/출처: WSJ)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엔고 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가 이어지자 시장 개입 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지난 1년간 일본의 외환시장 개입이 세차례 반복됐음에도 사상 최고 수준을 맴돌고 있는 엔화값 급등세를 다잡으려는 일본 정부의 노력이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특히 일본 당국의 개입이 투기의 기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개입 직후에는 엔화 가치가 떨어지지만, 다시 반등하기 때문이다.

투기꾼들은 이미 정부의 시장 개입 효과를 무시한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 4일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은 2주도 채 되지 않아 3월 동일본 대지진 직후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76.25엔에 다시 접근하고 있다.

스티븐 젠 SLJ매크로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그간 이어진 일본 당국의 개입은 결국 엔화 강세를 막는 것이 아니라 둔화시키는 과속방지턱 같은 역할만 한다"며 "개입 때마다 투자가들에게 엔 매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투기세력에 돈만 벌게 해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시장 개입에 소극적인 이유는 있다. 엔고로 자국 수출 기업들이 한국 대만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지만 시장 개입을 단행해도 그 효과가 금방 사라지면서 추가 개입 여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은 지난 14일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시장 동향을 계속 주시하고, 필요한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기만 했다.

일본 정부는 따라서 다음 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연례 심포지엄에 주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이번 심포지엄 연설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시사할 경우 달러 약세가 멈추면서 엔화 강세가 꺾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 계획도 지난해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추가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고 개입 효과가 미미하자 오히려 시장개입이 보다 적극적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지난 4일에 이어 두 번째 개입이 이뤄질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최근의 인식을 깨고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기에 걸쳐 실시된 것과 같은, 한층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은 2003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1년여 기간동안 총 138회의 시장 개입을 단행했고, 그 규모만 35조엔에 이르렀다. 이후 2004년 3월부터 2010년 9월까지는 한번도 개입을 하지 않다가 작년 9월을 시작으로 올 3월과 8월에 개입에 나섰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가능성이 힘을 얻는 것은 추가 개입을 뒷받침할 정도의 여유 자금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재무성 자료에 따르면 재무성은 지난 3월 현재 40조엔의 여유 자금 중 지난 4일 개입 당시 4조6000억엔만 사용했다. 이는 보유 자금의 10% 수준이지만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다.

숀 칼로 웨스트팩뱅킹 외환 투자전략가는 "일본 정부가 새로운 행동에 대해 말할 때는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며 "역사적으로 볼 땐 오히려 1회 개입이 이례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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