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MJ, 사재출연 사전 교감 나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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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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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사이에 온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8·15 경축사대통령에서 자본의 ‘자유’가 아닌 ‘책임’에 방점을 찍은 ‘공생발전’ 론을 꺼내들자 정 전 대표 측이 사재출연 의사를 밝혔다.

이런 절묘한 타이밍 때문에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사전에 사재출연에 대해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는 ‘산전교감설’이 힘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사재출연을 계기로 정 전 대표가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다. ‘살아있는 권력’과의 ‘코드 맞추기’에도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17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 전 대표가 거액의 개인 재산을 내놓고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키로 한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추겨세웠다.
 
 이 대통령은 전날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 전 대표가 사재를 출연하기로 한 사실을 언급하며 “굉장히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시작한 후 참모진의 보고가 있기 전 정 전 대표의 사재출연 관련 언론보도를 먼저 소개하면서 이 같은 평가를 내린 것이다.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공생발전’ 기조 천명에 정 전 대표가 2000억원의 사재출연으로 화답한데 따른 것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일부 자산가들이 재산을 내놓은 적은 많았지만 재벌 그룹의 경영자가 이렇게 막대한 개인 재산을 내놓기는 처음”이라며 “대통령은 공생발전과도 맥이 닿는다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사재출연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다눴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기존의 MB노믹스에서 탈피한 공생발전 전략에 대해 제한적으로나마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당 지도부와 제한적으로나마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 전 대표도 대통령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듣고 사재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생발전론이 집권 말 국정기조를 변경하는 워낙 중요한 내용이어서 당·청간 어느정도 사전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일까. 정치권에선 ‘노무현 학습효과’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7대 대선과정에서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는 범여권 후보자를 낙마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밀어주지 못해도 앞길은 철저히 막은 것이다.
 
 노 전 대톨영은 범여권 후보로 거론됐던 고건 전 총리를 겨냥, ‘실패한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고, 정운찬 당시 서울대 교수에게도 “경제 공부 좀 했다고 경제를 잘하는 게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 결과 ‘능력부족’을 이유로 이들은 모두 대선출마를 포기했다.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신당에 참여한 손학규 후보에게도 ‘보따리 장수’ ‘범여권 후보에 포함되지 않는다’ 등의 독설을 날리며 결국 당내 경선에서 탈락시키는 데 한 몫했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야 하는 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춰 ‘친이(친이명박)’계 대표주자로 나서려고 하는 것 같다”며 “정 전 대표 입장에선 아무리 레임덕에 걸린 대통령이라도 끌어안을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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