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각)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배경의 핵심에는 구글의 수석 부사장인 앤디 루빈이 있었다면서 이같은 일화를 소개했다.
저널은 당시 LG와의 거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LG전자가 협상에서 빠지면서 루빈이 (안드로이드 사업에) 차질을 겪었다고 전했다.
루빈은 이후 당시만해도 지명도가 떨어졌던 대만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HTC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HTC는 첫번째 안드로이드폰인 G1을 출시하는 등 구글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성장해 지난 6월 현재 미국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점유율 1위에 올라 있다.
일부 국내 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2004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개발한 벤처기업인 안드로이드의 대표 자격으로 방문한 루빈의 안드로이드폰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드로이드는 2005년 구글에 인수됐다.
WSJ는 안드로이드 성장 과정에서의 루빈의 역할을 전하면서 48세의 루빈이 구글의 조직 체계를 바꿨고 회사를 움직이는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이 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지도력으로 안드로이드는 애플과 노키아를 제치고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로 발전했고 많은 회사의 태블릿PC에서도 채택되고 있다.
루빈의 성공은 인터넷 검색과 인터넷 광고에 의존했던 구글의 사업 영역을 모바일의 세계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루빈은 애플의 프로그래머 출신으로 구글의 새로운 소셜네트워크인 구글 플러스를 개발하는 데 기여한 앤디 허츠펠드 등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루빈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가 최고경영자(CEO)가 됐을 때 수석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과정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역량을 발휘했다고 구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가 전했다.
루빈은 업무에는 깐깐하지만, 인간적인 면도 갖고 있는 것으로 WSJ는 전했다.
직원들은 루빈이 업계의 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애쓰고 세부사항에도 신경을 쓰는 ‘고질적인 땜장이’(inveterate tinkerer)라고 부르고 있다.
온갖 주문이 많고 이직과 극도의 피로를 유발할 정도로 함께 일하기가 쉽지 않은 보스라고 직원들은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6개월마다 자신의 집에서 직원들을 위한 파티를 열고 자신의 수입을 직원들에게 보너스로 나눠주는 등 부하 직원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갖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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