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이 월 3만대 규모로 양산될 것이다. 2013년 시장의 반응을 보고 2014년부터 대규모 투자로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겠다”
“TV용 OLED 패널 관련 신규투자는 2조∼3조원 수준일 것이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이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다.
대형 OLED 투자 규모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도 권 사장은 TV 분야에서는 OLED 패널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권 사장은 “TV에서는 OLED가 장점이 있다”며 “경쟁사보다 더 빨리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해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세계 1위 LCD업체 ‘LG디스플레이 호(號)’을 이끌고 있는 권영수 사장이 OLED에 ‘올인’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LCD 가격 폭락이 첫손에 꼽힌다.
실제 40~42인치형 LCD 화면부품의 경우 2009년 9월 360달러에서 올해 23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미국·유럽시장의 경기 악화로 인한 PC·TV 판매가 둔화되어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까지만 늦어도 올 4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국발(發) 금융 위기가 이 같은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뿐만이 아니다.
경쟁업체들은 서로 뭉쳐가며 LG디스플레이의 목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일본 도시바와 소니는 중소형 LCD 사업을 공략하기 위해 합작을 결정했다.
샤프와 대만 혼하이도 LCD 합작사를 세울 방침이다.
이처럼 격해지는 경쟁에 주요 고객들은 흔들리고 있다.
PC월드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주 고객사였던 애플은 아이패드3 등 차세대 IT기기 LCD 부품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장 이런 위기에 대처할 만한 이른 바 ‘차세대 사업’에서는 결과가 신통치 않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투자해 온 휴대폰용 OLED 투자를 최근 중단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2008년 자회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를 설립해 휴대폰용 OLED 분야에 선행 투자하고 입지를 굳혔다. 이에 대해 열세를 인정한 것이다.
이승철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OLED 사업이 해상도 등 일부 약점을 극복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LCD사업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런 여러 악조건에서 권영수 사장이 마지막 카드로 내 놓은 게 TV용 OLED 개발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권 사장은 “TV용 OLED 개발에 올인해 내년 하반기 55인치 OLED TV를 선보이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휴대폰용 OLED 투자는 뒤졌지만 TV용 OLED는 연구개발을 통해 더 빨리 경쟁사보다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가 LCD 산업에서 가졌던 주도적인 위치를 유지하느냐는 결국 권 사장이 주도하는 대형 OLED 투자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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