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닥, '제2의 모토로라'…'데드맨워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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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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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허가치 30억弗…모바일업계 M&A 타깃 급부상<br/>손실 덩어리…"특허가치 별볼일 없어" 비관론도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사진용품업체 이스트먼코닥이 글로벌 모바일업계에서 모토로라모빌리티의 뒤를 이을 인수합병(M&A) 타깃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닥이 보유한 특허 가치가 30억 달러로 회사 가치의 5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스트먼코닥 주가 추이(단위 달러/출처 CNBC)
◇특허가치 30억弗…회사 가치 5배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지적재산권 투자업체 MDB캐피털그룹은 코닥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의 가치를 30억 달러로 추산했다. 이는 이 회사 가치의 5배에 달한다.

코닥의 기업 가치는 전성기였던 1990년대 한때 300억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6억 달러로 98% 급감했다. 아날로그 필름이 마진이 높다며 디지털의 대세를 거스른 결과다. 코닥은 최근 6년 중 5년간 손실을 냈고, 2009년에는 결국 대표 컬러필름 브랜드 '코다크롬'의 생산을 중단했다.

하지만 코닥이 그동안 축적해온 디지털화상 관련 특허는 회사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코닥은 지난달 낸 성명에서 "1100여개의 디지털화상 특허를 놓고 '전략적인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지 처리, 편집, 저장 등과 관련한 이들 특허는 코닥이 미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체 특허 중 10%에 해당한다.

래퍼티캐피털마켓은 잠재적인 코닥 인수 후보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전자 등을 거론했다.

◇디지털화상 특화…M&A 타깃 급부상
미 투자업체 그린우드캐피털의 월터 토드 펀드매니저는 "코닥은 디지털로 전환하는 배는 놓쳤지만, 특허 가치는 상당하다"며 "최근 특허시장은 경쟁 열기가 매우 뜨겁다"고 말했다. 오는 2015년이면 세계 스마트폰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두 배로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관련 기술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 15일 모토로라모빌리티를 125억 달러(주당 40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1만7000건의 특허를 손에 넣게 됐다. 블룸버그는 구글이 모토로라모빌리티와 합의한 인수가는 20일 평균 주가에 73%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1999년 이후 업계 최대 수준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마크 카우프만 래퍼티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사진을 찍고, 전송할 수 없는 휴대전화는 더 이상 시장에 내놓을 수 없다"며 "코닥이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닥은 애플과 리서치인모션(RIM)이 자사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며,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낸 상태다.

◇파산 가능성 90%↑…"특허 별볼일 없어"
하지만 코닥이 회생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코닥의 주식은 2달러의 가치도 없다며 매도의견을 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 종가는 2.14달러였다.

이런 분위기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시장에서도 감지된다. 금융정보업체 CMA에 따르면 CDS시장에서는 코닥의 파산 가능성이 90%를 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비관론을 주장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코닥의 올해 매출이 30년 전보다 40% 급감한 63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부족액이 12억1000만 달러에 달하는 연금을 채워 넣어야 한는 것도 인수 기업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코닥이 가진 특허가 별볼일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임스 켈러허 아거스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코닥의 특허 기술은 휴대전화나 네트워크의 성능을 개선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노르텔이나 모토로라모빌리티의 특허만한 가치가 없다"며 "코닥은 '데드맨워킹(Dead Man Walking)'"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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