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 메릴린치와 컨설팅회사 캡제미니가 지난 6월 발표한 '2011 세계부(富)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처분소득 100만 달러(11억원 상당) 이상인 아시아 고소득층은 330만명으로 증가했으며 이들의 소득을 모두 합치면 10조8000억 달러(1경1600조원 상당)에 이른다.
이는 유럽과 북미 지역의 100만 달러 소득자 수 각각 310만명과 340만명, 총소득 각각 10조2000억 달러와 11조6000억 달러에 맞먹는다.
아시아 부자들은 1세대 부유층, 신흥 부유층이 많고 막대한 미투자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이 지역 금융·투자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들의 1차 투자 대상은 대체로 부동산으로, 환율변화와 아시아 각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시아 부유층에 해외 부동산 투자를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부유층은 호주로 휴가를 와서 초스피드로 아파트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는 귀국하는 사례가 흔해졌다.
영국에서는 아시아 투자자들이 런던 부동산에 몰려들면서 런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뜨는 분위기다.
부동산 업체 나이트프랭크에 따르면 아시아 부유층은 올 상반기에만 런던 신규 부동산 개발에 10억~16억 파운드 이상을 투자했는데, 이는 작년 한 해 투자액 10억 파운드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최근 아시아 부자들의 씀씀이가 커져, 사치재 소비도 증가 일로에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BMW 딜러 1명이 한달에 평균 350대를 팔아치운다.
중국과 홍콩, 마카오, 대만에서 올해 상반기 BMW 판매량은 13만65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가 늘었다.
경매업체 크리스티의 경우 상반기 아시아 시장에서 고가의 예술품, 와인과 보석, 도자기 매출액이 전년 5억1500만 달러에서 68% 증가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백만장자가 아닌 이들까지 사치재 소비에 합류하는 추세다.
포루쉬 싱 마스터카드월드와이드 부회장은 "아시아의 부는 세계 전체 부의 25%에 해당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균형이 아시아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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