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과 팻 브래디 일리노이 공화당 의장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 창출 방안과 경기부양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대통령이 국민 세금으로 캐나다 제조업체의 버스를 사 타고 다니며 재선 캠페인을 벌였다"고 공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투어 일정에 캐나다 퀘벡에 본사를 둔 '프레보스트'사가 특수 제작한 전용 버스를 이용했다.
그동안 미국의 현직 대통령들은 버스로 이동할 일이 있을 때마다 대형 버스를 리스해 방탄 설비 등을 갖춰 사용했으나 비밀경호국은 최근 대통령 경호를 목적으로 대당 110만달러(약 12억원)에 달하는 프레보스트 사 버스 2대를 구입, 이번 일정에 첫선을 보였다.
프리버스 의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버스투어를 '민심 듣기 행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재선 캠페인이었을 뿐"이라며 "미국 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 위기에 처해 있는 와중에 오바마가 대선 캠페인을 위해 캐나다산 전용 버스를 굴리며 국민이 낸 세금을 쓴다는 게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2주 전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아직 아무런 구체적인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고가의 캐나다산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거나 고급 휴양지 마서스비니어드에서의 휴가를 생각하는 대신 백악관에서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대통령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래디 의장도 "국민 세금으로 추진된 버스투어가 일리노이를 비롯한 중서부 경제 개선이나 일자리 창출에 어떤 구체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에드 도노번 백악관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버스는 캐나다 산 프레보스트 차체를 구입한 뒤 미국 테네시 주 내슈빌에 있는 대형 버스 제조업체 '헴필브라더스코치컴퍼니'가 장비 설치 작업을 했다"며 "반(半) 캐나다산, 반 미국산으로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도노반 대변인은 "프레보스트를 선택한 이유는 대통령 보안과 통신에 필요한 중장비를 모두 실어도 끄떡없을 만한 용량을 갖춘 차가 '우리가 아는 한' 달리 없었기 때문"이라며 "프레보스트는 일리노이 주 엘진에 중앙센터를 둔 것을 비롯 뉴저지 주 등 미국 내 다섯 개 지역에 부품 및 서비스 센터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정치적 본거지인 일리노이 주의 중소도시 두 곳에 들러 주민들을 만난 뒤 피오리아 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이용해 워싱턴DC로 돌아갔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 인터넷판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2004년 봄, 중서부에서 "예스, 아메리카 캔(Yes, America Can)"을 구호로 재선 캠페인을 벌일 때도 프레보스트 사의 방탄 버스를 이용했고 당시 부시의 상대 후보였던 민주당 존 캐리 전 매사추세츠 연방 상원의원 역시 캠페인 투어에 같은 업체의 버스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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