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전 대법관은 이날 밤늦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시흥동 자택에 귀가하면서 취재진에게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 됐으면 했는데 영광을 느끼기에 앞서 제가 감당할 자리가 될는지 두려운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양 전 대법관은 자택 앞에 20명 안팎의 취재진이 기다리다 소감을 묻자 다소 놀라면서도 매우 밝은 표정으로 이같이 답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기자들이) 기다리시는 줄 알았으면 좀 더 일찍 들어올 걸 그랬다”며 취재진을 따뜻하게 대하면서 “지명이 됐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이었다.
‘청문회 준비는 어떻게 할 계획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차차 준비해봐야죠”라고 말해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준비팀을 꾸릴 계획임을 내비쳤다.
이어 ‘사법부를 어떻게 이끌 것인지 포부를 밝혀달라’는 물음에는 “국회의 동의도 남아 있고 (지금) 그런 말을 할 게재가 못 된다”고 답했다.
양 전 대법관은 ‘그동안 어디 계셨느냐’는 취재진의 이어지는 질문 공세에 “어
젯밤(17일)에 귀국했다. 미국 네바다 산맥에 있는 ‘존 뮤어 트레일’ 360㎞ 트레킹 코스를 밟다가 도중에 중단하고 들어왔다. 일행은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뮤어 트레일은 스페인의 까미노 데 산티아고 코스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트레킹 코스다.
지난 2월 6년간의 대법관 임기를 마친 양 전 대법관은 대형 법무법인의 영입 제의에 일절 응하지 않고 변호사 개업도 하지 않은 채 최근까지 히말라야와 미국 로키산맥 트레킹에 몰두해왔다.
양 전 대법관은 ‘내일 일정이 잡힌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법원과 상의해봐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 전 대법관의 자택 앞에는 취재진 외에도 법원행정처 일부 간부들이 찾아와 대법원장 지명 축하 인사를 나누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양 전 대법관 가족 중에는 둘째딸 부부가 이날 밤 찾아왔고 자택에서는 부인 김선경 여사가 가족을 맞았다.
/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