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원 vs 공자학원…양안 간 소프트파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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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8-1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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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대만이 최근 ‘대만서원’을 설립해 대만의 문화를 널리 알린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중국 정부의 공자학원 사업에 반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진정한 대만문화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둘러싸고 대만 내에서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대만서원 사업이 공자학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만의 문화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차이나 리얼타임 리포트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최근 해외에 대만서원 등과 같은 대만 문화센터를 설립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만 행정원 신문국은 “ ‘대만서원’을 올 가을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휴스톤에 설립하고 향후 유럽과 아시아 곳곳으로 뻗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융밍(楊永明) 대만 행정원 신문국 국장은 “대만서원 사업의 중점은 대만어를 널리 홍보해 중국 전통 언어를 계승한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최근 중국 본토에서 전 세계 곳곳에 공자학원을 건립하며 중국 소프트 문화를 드높이고 있는 데 대한 반격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현재 전 세계 300여곳에 공자학원과 공자교실을 설립해 중국의 푸퉁화(普通話·베이징어)를 국제어로 키우고 중국의 문화를 드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

그러나 대만문화의 정의를 둘러싸고 아직까지 대만에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대만은 과거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의 식민지였으며, 60여년 전에는 국민당이 중국 본토에서 건너와 대만을 지배하면서 대만에는 각국의 문화가 형성돼 있다.

대만에는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또한 대만 총통부와 같은 주요 정부 건축물은 모두 일본 통치 시기에 건설되기도 했다.

대만 주민들도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푸퉁화를 보편적으로 사용한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다. 대만에서는 식당 종업원을 호칭할 때 ‘샤오제(小姐)’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 ‘샤오제’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을 뜻하는 의미가 일부 담겨있다. 또한 중국 본토에서는 간체자를 사용하지만 대만에서는 번체자를 사용한다.

이밖에 대만에 옛날부터 거주해 온 대만 원주민 역시 중국 본토 문화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며 생활해왔다. 대만의 지방 사투리인 민난어(閔南語)를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대만의 제1야당인 민진당에서는 푸퉁화를 구사하지 않음으로써 중국 본토와의 연결고리를 끊고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길 원한다고 신문은 설명하기도 했다.

대만의 문화에 대해 린준셴(林俊憲) 민진당 대변인은 “대만 정부는 대만의 문화를 중국 문화의 ‘지류’로 생각하지만 사실 대만 문화는 ‘혼혈문화’다. 특히 대만의 문화에는 일본 문화와 함께 네덜란드 스페인 문화의 특색도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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