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제프 슬루먼(미국)이 6언더파 65타로 1위, 게리 홀버그(미국)와 피터 시니어(호주)가 5언더파 66타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세 선수는 뜻밖에도 롱퍼터를 사용했다. 지난주 USPGA챔피언십 우승자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46.75인치짜리 롱퍼터로 우승한 데 이어 나온 현상으로 주목받을 만하다.
슬루먼은 ‘입스’(yips,심리적 요인으로 짧은 퍼트를 제대로 못해 실패하는 증후군)로 고생한 선수. 그래서 ‘크로스 핸디드 그립’을 해보고 벨리 퍼터를 써보는 등 온갖 처방을 다 해보았지만 소용없었다. 마지막 수단으로 롱퍼터를 쓰고 있는 데 그것이 효험을 발휘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전에는 1.8m거리 안의 퍼트가 성공하면 이상할 정도였는데, 요즘은 그 거리의 퍼트를 놓치면 이상할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올 들어서는 더욱 그렇다. 그의 퍼트 랭킹은 지난해 48위였으나 올해는 투어 랭킹 11위를 달리고 있다.
시니어도 20여년 전 롱퍼터가 나올 당시부터 롱퍼터를 애용한 선수. 그 역시 입스 때문이었다. 1989년 오빌 무디가 롱퍼터를 사용해 메이저대회인 US시니어오픈에서 우승하자 롱퍼터의 효능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고 샘 토런스(스코틀랜드)의 권유로 쓰게 됐다고 한다. 미국골프협회와 영국왕립골프협회에서 롱퍼터에 대한 제한을 가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와 연습은 일반적인 퍼터로도 병행하긴 했지만, 그립 끝이 턱에 닿을락말락한 빗자루같은 퍼터를 쓰는 이미지가 아직 또렷하다.
대회 첫 날 결과만으로 롱퍼터의 ‘위력’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세 선수 중 한 명이 우승한다면 지난주 브래들리에 이어 또한번 주목받을 것이다. 한 걸음 나아가 롱퍼터의 유행을 이끌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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