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은 최근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산타 카탈리나 섬 인근 해역에서 무인 잠수함을 시험 운용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0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인 항공기는 이미 정찰이나 정밀 폭격 등 군사 작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지만 해양에서 무인 장비의 활용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서 이번 무인 잠수함의 시험 운용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잉의 무인 수중 장비 담당 마크 코스코 이사는 밝혔다.
길이 5.5m에 몸통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한 시험용 무인 잠수함은 지금까지 무인 잠수정이 탐사 용도에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군사용으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개발됐다.
무인 잠수함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애너하임에 있는 보잉의 방산 부문 공장에서 제작을 맡았다.
애너하임에 세계 최초의 핵잠수함 항법 시스템과 승조원 탑승 공간을 시험한 3천785㎥ 크기의 수조를 보유한 보잉은 이곳에서 먼저 무인 잠수함을 테스트했다.
보잉사는 해저 3천m 아래에서도 수압을 견디며 장거리 사정 어뢰를 탑재하고 몇 개월 동안 해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잠수함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예산을 들여 최강의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보잉은 무인 잠수함이 기뢰 탐색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군 작전 참모본부장 게리 러페드 제독은 “무인 잠수함은 장차 전투와 정찰 임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군사 전문가 피터 W 싱거는 “제대로 된 공격용 잠수함 한 대를 마련하려면 280억 달러가 든다. 게다가 많은 해군 장병이 목숨을 내걸고 작전을 펼쳐야 한다”면서 “무인 잠수함이 현재 무인 항공기가 하는 수준의 일을 해낸다면 엄청난 돈과 생명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해저를 누비는 무인 잠수함은 무인 항공기와 달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위성이 쏘아주는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한 무인 항법 장치를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개발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한편 미국 해군은 육군과 공군에 이어 무인 항공기를 실전에서 운용하기로 결
정하고 개발 중이다.
항공모함에서 발진하는 무인 폭격기 X-47B과 무인 헬리콥터 MQ-8 파이어스카우트 등 해군용 무인 항공기 2종은 모두 보잉의 경쟁사 노스럽 그루먼이 만들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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